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12월 25일.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거리에는 반짝이는 트리와 장신구가 즐비하고, 여기저기서 신나는 캐럴이 들려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국민 캐럴송'으로 여겨지는 노래가 있다.
바로 'I saw Mommy kissing Santa Claus'. 말 그대로 "우리 엄마가 산타 할아버지와 키스하는 걸 봤어요"라는 뜻이다.
S & S Photography
혹시 제목만 봐도 웃음이 난다면, 당신은 어느덧 동심을 잃은 어른이 됐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우리는 정말로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고 믿었다. 날씨가 추워질 때면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기 위해 착한 일을 하던 기억이 아련하다.
이렇게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 두 눈에 동심이 가득 어려 있는 아이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화들짝 놀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 왜냐하면 산타 할아버지의 정체가 바로 '아빠'라는 사실을 모두 알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동심을 지켜주고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 아빠들은 크리스마스 이브 밤이면 분주했다.
gettyimagesBank
산타로 변신해 머리맡에 선물을 두고, 편지를 써서 "착한 일을 많이 했으니 선물을 줄게. 허허허"라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
다음 날 아침, 그 선물을 개봉하며 두근거렸던 감정은 가슴 한켠에 있는 추억의 서랍장에 고이 놓여 있을 게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단지 허황된 이야기이자 사실무근의 픽션이라고 치부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산타 할아버지 이야기가 처음 생겨난 계기는 무엇일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네 이웃을 도우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했던 '성 니콜라우스(Saint Nicholas)'가 산타의 유래로, 그 이름이 영어식으로 표현되며 오늘날의 산타클로스가 됐다.
gettyimagesBank
우리는 대부분 산타가 빨간 옷을 입고 있다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이는 코카콜라에서 만든 상업광고의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초록색, 파란색 옷을 입고 있는 산타의 그림을 국가별 사료(史料)에서 발견할 수 있다.
코카콜라는 겨울철 콜라의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을 타개하고자 코카콜라의 상징인 빨간색을 차용해 산타에 적용했으며, 콜라의 거품을 산타의 수염에 비유해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굳어져 오늘날의 빨간색 옷을 입은 흰 수염의 산타 할아버지가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산타는 어디에 살까. 핀란드에는 산타 마을로 알려진 '로바니에미(Rovaniemi)'가 있다.
이곳은 산타 할아버지가 모여 사는 컨셉으로 이뤄져 있으며 실제로 '산타네 집'으로 편지를 쓰면 답장까지 받을 수 있다. 물론 영어로 쓴다면 말이다.
gettyimagesBank
이렇듯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인 산타 할아버지.
어느샌가 우리는 산타 할아버지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를 잊고 잿빛 일상에 빠져 있었는지 모른다.
사실 중요한 것은 산타 할아버지의 진위가 아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고 믿는 그 자체가 중요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산타 할아버지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주변에서 남모르게 선행을 베풀고, 헌신하며 이웃을 돕는 사람들. 당신을 아껴주고 사랑하며 지켜주는 사람들. 모두 산타가 될 자격이 있다.
gettyimagesBank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