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부고발 했다가 집안이 풍비박산 났습니다"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의 엔진 결함 은폐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 김광호 전 부장의 근황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의 엔진 결함 은폐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의 근황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지난해 5월 현대자동차 대규모 리콜사태의 최대공로자인 현대차 김광호 전 부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전 부장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9월까지 현대차 품질전략팀에서 근무하며 다뤘던 자료들을 토대로 '세타2 엔진 결함'과 '차량 결함 축소·은폐 문제' 등을 국토교통부와 언론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제보해 현대차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3월 권익위원회가 공익 신고자를 사내 규정 위반 사유로 해임한 것은 옳지 않다며 김 전 부장의 복직을 권고했고 현대차는 김 전 부장을 복직시켰다.
그러나 김 전 부장은 복직 한 달 만에 형사소송과 행정 소송 등을 취하해준다는 명목 하에 회사를 제 발로 나와야 했다.
이날 김 전 부장은 지난 2015년부터 이어진 리콜사태와 엔진 결함에 대해 못 다 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김 전 부장은 "'세타엔진 깨짐'이 시발점"이라며 "현대차 품질본부 품질전략팀 근무 당시 국내외에서 간간이 세타엔진의 결함 사례가 보고된 바 있었다"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리콜이 결정돼 47만대가 리콜 조치에 들어갔지만 국내에서는 미국 공장의 문제로 치부한 뒤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은 감사실에 이를 이야기했지만 1년을 기다려도 답이 없는 회사에 공익 제보를 결심했다며 "작년 10월 1일 공익 제보 이후 한 달 만에 바로 해고됐다"고 털어놨다.
현대차는 김 전 부장을 '보안규정 위반'이라는 명목으로 해고한 뒤 업무상 배임,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올해 7월 김 전 부장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동안 집안과 개인의 삶은 망가졌다.
김 앵커는 김 전 부장에게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면 또 똑같은 일을 하시겠냐"고 물었다.
그는 "알면 알수록 공익제보가 너무 힘들다"며 "지금은 상당히 고민스럽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아직 공익제보가 끝나지 않았다"며 "내년 하반기 정도 되면 결론이 날 것이고 그때쯤이면 저도 성공적인 공익제보자가 되고 싶다"고 힘겨운 여정에 대한 굳은 다짐을 보였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