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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장모님을 한날 한시에 잃은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지난 27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산 싼타페 급발진 유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 싼타페 급발진 사고'는 지난해 8월 부산의 한 도로에서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차량 결함으로 운전자 한무상(65)씨를 제외한 모든 탑승자가 사망한 사고다.
이날 한씨와 아내, 딸, 손자 두 명은 나들이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섰고 갑작스런 차량 결함으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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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 가족은 차량 결함을 주장하며 제조사와 국과수 등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국과수는 "차량의 급발진 현상은 그 원인이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아 이와 관련한 감정은 불가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한씨는 엔진으로 연결되는 고압연료펌프의 결함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제조사인 현대자동차와 보쉬 코리아에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내용은 사고 직후 여러 시사 고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알려졌고 전 국민의 분노를 샀다.
또 이날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해당 내용을 또 한 번 다뤄 잠시 잊고 있던 이들에게 사고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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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자신을 숨진 아이들의 아버지라고 소개한 누리꾼 A씨는 "요즘 가족사진을 보면 눈물과 두통이 심합니다"라면서도 "이 사회가 좀 더 살기 좋게, 좀 더 평등하게 변화됐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희 가족의 외침으로 (사회가)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라며 "그러나 급가속에 노출된 차량들이 리콜되고 (현대기아차가) 사용자를 위한 기업이 되기를 원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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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가족은 한국폴리텍대 부산캠퍼스 자동차과 류도정 교수팀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서 '엔진 급가속 현상이 나타났다'는 결과를 받았다.
류 교수팀은 실험 과정에서 엔진은 시동이 걸린 지 2분여 뒤에 분당 회전수(RPM)가 2천RPM에서 5천RPM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어 열쇠를 뽑아도 엔진은 멈추지 않았고 연기를 내뿜으며 급가속을 계속했고 4L가량이던 엔진오일도 7L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씨의 변호인은 "사고 당시와 같은 조건에서 진행된 모의실험에서 차량 결함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