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아빠가 정말 보고싶어요"…칼에 찔려 숨진 인터넷기사 딸의 오열

인터넷 수리기사였던 다정한 아버지를 한순간에 잃은 딸은 법정에서 눈물지으며 흉폭한 범행을 저지른 가해자에 엄중한 처벌을 호소했다.

인사이트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살해된 인터넷 기사 아빠를 둔 딸이 법정 변론 중 오열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28일 오후 청주지법 형사 합의1부 심리로 열린 '충주 인터넷 설치기사 살인사건' 결심 공판에서 법정 변론 중이던 딸 A양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지었다.


이날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자신의 원룸에서 인터넷 설치기사 B씨(53)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C씨(54)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지난 6월 16일 인터넷 수리를 해달라는 요청으로 한 원룸에 방문한 B씨는 느닷없이 흉기를 휘두른 고객 C씨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아내와 함께 노모를 모시며 대학교에 다니는 2명의 자녀를 슬하에 둔 A씨는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화목하게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과도한 피해망상 증세가 있어 항상 흉기를 소지하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C씨의 흉포한 범행이 면죄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A양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여름 내내 길거리에서 C씨에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 서명을 받았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지난 28일 열린 결심 공판 기일, C양은 유족 대표 진술에서 "가족에게 애정이 넘쳤던 아버지를 잃은 우리 가족은 무기력과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침에 저를 학교에 태워주신 아버지의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만 했던 아버지가 금방이라도 돌아오실 것 같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딸의 모습에 법정은 숙연해졌고 방청석에서는 오열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B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로 인해 생을 마감한 피해자분께 너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이 가족과 단란하게 생활해 온 한 가정의 가장을 잔혹한 방법으로 숨지게 했음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선고 기일은 오는 10월 26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칼에 찔려 숨진 인터넷기사, 80대 노모 돌보던 다섯식구 '가장'이었다밧줄이 끊겨 추락사한 외벽 작업자에 이어 또 한 번 단란했던 한 가정의 생명줄이 끊어졌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