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학교의 눈물'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비행 청소년들에 대한 '단호박' 판결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청소년 게임 중독의 심각성을 털어놨다.
지난 7일 천 판사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폭력 게임을 하게 되면 일방적으로 총을 쏘고 흉기로 찌르고 피 튀기는 장면을 일방적으로 보게 된다"며 "그게 본인에게는 인격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인격적 공감 능력을 기를 수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청소년 게임 중독의 심각성과 관련된 일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tvN
천 판사는 "8년 전 사건으로 기억한다"면서 "폭력 게임에 중독된 10대 후반의 청소년 2명이 심야에 택시를 타고 부산에서 김해까지 이동한 뒤 시가지 외곽 으슥한 곳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찔러 즉사시킨 사건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 사건 기록을 검토하면서 무자비한 폭력 게임의 중독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소년들이 살인이 일상인 고강도 폭력 게임에 중독돼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것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SBS '학교의 눈물'
천 판사는 당시 청소년들이 본인의 순간적인 쾌감만을 쫓을 뿐 타인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공감 능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번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도 폭력 게임과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규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하고 부모의 관심도 받지 못한 아이들이 갈 곳은 PC방 밖에는 없고, 결국 폭력물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것이다.
C채널
한편 천 판사는 이날 "소년법 폐지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부산 여중생 폭행 가해자들의 책임을 엄격히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