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본인은 흡연자지만 아내는 '애 엄마'라는 이유로 담배 피우지 말라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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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연합뉴스,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자신은 흡연자이면서도 아내에게는 '아이 엄마'라는 이유로 금연을 강요하는 남편의 사연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담배 때문에 남편과 이혼을 생각 중이라고 밝힌 아이 엄마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아이 엄마 A씨는 "나와 남편은 모두 흡연자였지만, 나는 임신 사실을 안 다음 담배를 끊었다"며 "남편은 아이가 태어나면 끊겠다고 약속했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금연을 약속했던 A씨의 남편은 막상 아이가 태어나도 피우던 담배를 끊지 못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에 A씨는 "남편은 담배를 끊지 못하고 오히려 담배 때문에 가정일을 소홀하게 대했다"며 몇 가지 사례를 폭로했다.


A씨는 "하루는 내가 아기의 이유식을 만들고 있을 때, 아기가 너무 울어서 남편에게 아기를 돌봐 달라고 부탁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담배를 피운 다음에 하겠다며 20분 넘게 뭉그적댔고, 이런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됐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A씨에 따르면 남편은 담배 냄새가 밴 옷을 입은 상태로 아이를 껴안는 등 아이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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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A씨는 하루가 멀다고 남편의 흡연문제로 남편과 부부싸움을 벌였다.


A씨는 "담배를 끊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서 처음에는 이해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이제 남편은 '남자가 담배 좀 피울 수 있지'라고 당당하게 말하더라"며 분노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 때처럼 흡연 문제로 부부 싸움을 하던 도중 남편이 담배를 피우러 베란다로 나가자 A씨는 남편을 따라나섰다.


A씨는 "당신만 담배 피울 줄 아냐"며 홧김에 남편의 손에 쥔 담배를 뺏어 한 모금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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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을 본 남편은 깜짝 놀라며 A씨에게 "애 엄마가 어디서 담배를 피우냐"며 "엄마 자격이 없다. 미친 거 아니냐"고 폭언을 퍼부었다.


A씨는 "내가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며 "그러면 당신은 애 아빠 아니냐. 왜 애 엄마는 안되고 애 아빠는 담배를 피워도 된다는 거냐"고 응수했다.


그렇게 부부 싸움을 이어가던 중 남편은 시댁에 아내의 흡연 사실을 알렸고, 시댁에서는 A씨에게 "어떻게 엄마가 담배를 피울 수 있냐"며 "남편에게 당장 빌고 죽은 듯이 살아라"며 남편의 손을 들어줬다.


남편의 편만 드는 시댁의 반응에 화가 난 A씨는 결국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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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남편은 "이혼 사유는 네게 있으니 양육권과 위자료를 달라"며 "그게 아니면 같이 살아주는 대신 내 말에 무조건 복종해라"고 소리쳤다.


A씨는 "정말 화가 난다. 나도 잘못한 게 있지만 남편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남편과 자신 중 누가 더 잘못한 것인지 물으면서 마무리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A씨의 남편에게 분노하면서 "남편이 잘못 했다", "차라리 이혼해라","애 아빠는 피면서 왜 애 엄마는 피우지 못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가금연지원센터 간접흡연 통계에 따르면 가정 내 간접흡연의 유아 피해에 대한 인지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약 66%가 '모른다'고 답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자가 감히 담배를"…폭행·막말하는 남성들여성 흡연자의 비율이 적지 않지만 '여성 흡연자'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