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아무도 책임 안 진다" 졸음운전 버스에 부모 잃은 16세 '상주'의 절규

인사이트YTN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목숨을 잃은 부부의 아들이 어른들의 무책임에 분노하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연화장 장례식장에서 2일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고속버스 연쇄 충돌사고로 숨진 이모(48) 씨와 엄모(39) 씨 부부의 발인이 치러졌다고 동아일보가 6일 보도했다.


이날 상주가 된 이모(16) 군은 여동생(12)과 함께 부모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으나 작별 인사를 하는 이군의 얼굴에는 분노와 억울함이 가득했다.


인사이트YTN


이군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동생은 부모님을 잃었다. 한 가족이 풍비박산이 났다"며 "그런데 사고 운전사는 다쳤다는 이유로 사과 한마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고속(사고 버스업체) 책임자는 얼굴도 못 봤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군은 7월 일어난 경부고속도로 광역급행버스 추돌사고와 똑같은 참사가 한 달 만에 되풀이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에게 했던 말을 기억한다"며 "두 달 만에 똑같은 비극이 일어났는데 공무원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고 분노했다.


당시 경부고속도로 사고 후 열린 당정협의에서 김 장관은 "다시는 졸음운전 사고로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군의 외할아버지 엄모(67) 씨는 "정부와 버스회사 어느 곳도 진심이 담긴 사과가 없었다"며 "같은 사고가 계속 일어나면 사람들은 무뎌질 수밖에 없다. 딸과 사위의 억울한 죽음이 잊히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인사이트YTN


앞서 2일 오후 3시 55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무학리 천안∼논산고속도로 265.6㎞(순천 기점) 지점에서 A(57)씨가 몰던 고속버스가 앞서 달리던 싼타페 승용차를 들이받으며 8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싼타페 운전자였던 이군의 부모가 숨졌고 9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버스 블랙박스 영상과 진술 등을 토대로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한편 버스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4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으며 올해 7월에는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졸음운전을 하던 광역버스 운전자가 연쇄 추돌사고를 내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관련해 정부는 7월 28일 관계부처 협동으로 과로 예방을 위한 운전자 근로여건 개선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기본급이 낮은 상황에서 운행 시간을 늘려야 수당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버스 기사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 같은 근로여건 개선은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나들이 떠났다가 '졸음운전' 고속버스에 치여 숨진 40대 부부고속버스가 앞서 달리던 싼타페 승용차를 들이받아 40대 부부가 그자리에서 숨졌다.


'또 졸음운전'으로 고속도로서 버스·승용차 추돌해 2명 사망고속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는 등 8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40대 부부가 숨지고 3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