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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아들이 과도한 사교육으로 고통받는 것을 알게 된 아빠의 훈훈한 결정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자신을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아들의 사교육과 관련된 일화를 공개했다.
글쓴이는 자녀 교육을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아내의 말을 믿고 그간 교육 문제에 일체의 간섭을 하지 않았다.
혹 아들의 교육에 관심을 보이면 화부터 내는 아내 때문에 섣불리 관여할 수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글쓴이는 퇴근길에 놀이터 입구에서 울고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
아들은 "학원에 간다고 하고 나와서 아빠가 올 때까지 기다렸어요"라며 어렵게 말문을 연 뒤 가방에서 자신의 학원 일정표를 꺼냈다.
아들의 일정표를 본 글쓴이는 충격에 빠졌다. 어른들도 소화하지 못할 정도의 빡빡한 스케줄이었다.
식사와 취침 시간을 빼면 전부 학원 수업으로 채워져 11시가 넘어서야 귀가할 수 있는 무리한 시간표에 글쓴이는 할 말을 잃었다.
그간 아들이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게 단순히 공부가 좋아서였다고 생각해 온 글쓴이는 곧장 집으로 들어가 아내에게 화를 냈다.
그러자 아내는 "지금 안 배우면 다른 아이들에게 밀려서 나중에는 영원한 꼴찌를 못 벗어난다"며 외려 글쓴이를 다그쳤다.
이에 글쓴이는 "공부 못해도 좋으니 저 나이 때 할 수 있는 걸 해야된다"고 말한 뒤 방으로 들어가 아들과 함께 새로운 일과표를 작성했다.
아들이 하고 싶은 영어공부와 기타교습은 두고 나머지는 집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끔 시간표를 만들었다.
완성된 스케줄을 아내에게 보여주자 "그런 식으로 하다간 다른 애들 대학갈때 우리 아들은 공장에서 일할 것"이라는 쓴소리가 돌아왔다.
그러나 글쓴이는 "나도 어렸을 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독학으로 공부했지만 무리없이 대학에 들어갔고 버젓이 직장도 다닌다"고 반박한 뒤 "이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글쓴이의 단호함에 한풀 꺾인 아내는 어쩔 수 없이 남편의 요구를 수용했고, 학원의 굴레에서 벗어난 아들은 "아빠 덕분에 처음으로 편하게 푹 잤다"며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글쓴이는 "아들이 공부 못해도 좋으니 몸 건강히 좋은 친구들을 사귀길 바란다"며 향후 아들의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어 "그간 홀로 고생한 아내에게 미안한 감이 있다"며 "조만간 월차를 내고 가족여행을 다녀오겠다"는 훈훈한 결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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