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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포즈 강요하는 사진작가 등살에 '숨도 못 쉬는' 우포늪 어부들

우포늪에 몰려들어 무단 촬영을 일삼는 사진작가들 때문에 죄 없는 어부들이 피해를 보고있다.

인사이트EBS '다큐프라임'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우포늪에 몰려들어 무단 촬영을 일삼는 사진작가들 때문에 죄 없는 어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포늪에 몰리는 사진작가들과 이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현지 어부들의 이야기가 올라와 이목을 끌었다.


해당 이야기는 지난 3월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우포늪의 사람들'을 바탕으로 했다. 


경남 창녕군에 있는 우포늪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 늪지로 사계절 각기 다른 풍경을 자랑하며 각종 희귀 식물과 동물들이 서식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리는 곳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실제로 인터넷에서 우포늪을 검색하면 아름다운 우포늪의 풍경과 함께 수면 위에 홀로 떠있는 어부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많다. 


언뜻 보면 고요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 사진들의 촬영 현장은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셔터를 누르는 소리와 어부를 향해 각종 요구 사항을 외치는 소리로 가득하다.


인사이트EBS '다큐프라임'


방송을 보면 우포늪을 쭉 둘러싼 수십명의 사진작가들은 "이 쪽으로!", "여기! 여기! 여기! 이 수초 쪽으로!", "가운데 쪽으로 쭉 오세요"라며 배 위에 있는 어부를 향해 각종 요구 사항을 외친다.


인사이트EBS '다큐프라임'


그러나 배 위의 노인은 어부가 아니라 우포늪 환경 감시원 주영학(66) 씨다.


주씨는 "저는 사실 어부가 아니지만 어부들이 해주지 않기 때문에 제가 연출도 해주고 모델도 서 주고 (사진작가들이) 하자는 대로 다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에 있는 사진작가들이 다 오는데 이들이 서로 사진 찍는 포인트가 맞지 않아 싸우는 경우가 생긴다"며 "내가 얼마든지 봉사해줄 수 있는데 제발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인사이트EBS '다큐프라임'


이와 관련해 우포늪 어부인 노기열(72) 씨 사진작가들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노씨는 "사진작가들이 '사진 한 번 찍읍시다' 또는 '우리 사진작가입니다'라고 인사라도 하면 찍든지 말든지 아무 소리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인사조차 없이 사진을 찍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부들은 주변에 울려 퍼지는 셔터 소리에 숨도 못 쉴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왜 남한테 민폐 끼치면서 취미 생활을 하는지 모르겠다" "호의가 권리인 줄 안다" "사진작가가 벼슬이냐"는 등 분노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한편 우포늪은 최근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위한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이는 우포늪이 습지와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세계적인 모델로 인정받는 것인만큼 해당 사안에 대한 지자체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촬영 중 숨진 EBS '다큐프라임' PD 차량에서 발견된 먹다 남은 햄버거사고 직전 두 사람이 타고 이동하던 차량은 찌그러져 있어 당시 얼마나 처참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