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천우희 여우주연상으로 재조명된 '밀양 성폭행'사건

via 영화 '한공주'

 

지난 17일 제35회 청룡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은 천우희가 화제다.

 

쟁쟁한 후보를 물리치고 천우희에게 여우 주연상을 거머쥐게 한 영화 '한공주'가 함께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04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이 끔찍한 사건이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길 바람에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 사건을 다시 한 번 재조명한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피해자인 최 모양은 2003년 6월 채팅으로 박 모군(17)을 처음 알게 됐다. 이후 2004년 1월 박 군은 한 번 만나자며 최 양을 자신이 사는 밀양으로 불러냈다.

 

박 군은 밀양에서 만난 최 양을 쇠파이프로 내리쳐 기절시켰다. 그리고 친구들을 불러 여인숙으로 끌고 갔다.

 

그날 박 군을 포함한 12명의 학생이 최 양을 집단 강간했으며, 그 모습을 캠코더와 휴대전화로 촬영해 최 양을 협박했다.

 

이후 최 양은 1년 간 박 군을 비롯한 44명의 남자에게 수없이 강간 및 폭행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기구까지 동원해 최 양을 성고문 하기도 했다.

 

점점 대담해진 '밀양 연합'은 최 양의 동생(당시 12세)과 창원에 거주하는 사촌 언니 정 양(당시 15세)까지 끌어들여 금품을 갈취하고 폭행 및 강간했다.

 

via 영화 '한공주'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 양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부모님이 이혼 후 알코올중독자 아버지와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정 안팎에서 고통받던 최양은 수면제 20알을 먹는 등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다. 이 모습을 심상치 않게 여긴 이모에 의해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으며, 소식을 들은 최 양 어머니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수사가 시작되고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사건을 수사하는 울산 남부 경찰서 측에서 피해자인 최 양에 대해 배려나 보호를 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최 양을 조사한 한 남자 경찰은 "네가 먼저 꼬리 친 것 아니냐", "네가 밀양물을 다 흐려놓았다"라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 이러한 상황에 최양은 자신을 강간한 가해자 부모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때 최양의 아버지가 '친권자 자격'으로 가해자 가족들과 합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 양의 아버지는 대가로 5천만 원의 합의금을 받았다.

 

이후 사건에 관련된 밀양 고등학생 44명 중 기소된 가해자는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 소년원 송치 20명, 합의로 인한 공소권 상실 14명이라는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전과기록이 남지 않은 채 풀려났으며, 대학 진학을 하는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양은 어머니와 함께 울산 외곽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 가해자의 부모가 최양의 고등학교로 찾아와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했다.

 

사건으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현재 최양은 일용직을 전전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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