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납치·강도 행각을 벌여온 '필리핀 악마' 최세용(48)의 현지 거주지에서 실종자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17일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필리핀 경찰과 함께 마닐라 외곽의 한 주택에서 실종된 홍모(29)씨와 김모(50)씨의 시신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최씨는 경기 안양시 모 환전소 여직원을 흉기로 살해하고 현금 등 1억 8천500만원을 훔쳐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그 후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김모(20), 한모(41)씨와 함께 해외여행 중인 한국인을 상대로 납치·강도 행각을 벌이다 2012년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
최씨 일당에 피해를 입은 한국인 여행객은 드러난 것만 19명에 달했으나 일당이 검거된 뒤에도 최 씨의 보복이 두려워 다들 일체의 진술을 거부해 수사에 진전이 없었다.
이를 견디지 못한 피해자 홍 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2012년 10월 우리 경찰이 태국 당국으로부터 최씨의 신병을 넘겨받을 당시 입국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히죽거리는 최씨의 모습은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최씨로부터 지난해 10월 3명을 살해하고 홍씨 등 2명을 암매장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지난 달 25일, 우리 경찰은 현지 경찰의 도움을 얻어 최세용 일당의 과거 은신처였던 마닐라 외곽의 주택 마당에서 홍 씨 유해를 발견했다.
하루 뒤 최 씨 일당에게 희생된 또다른 피해자 김 모 씨 유골도 수습됐다.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최씨는 추가 범행이 드러남에 따라 살인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행객 납치사건에 연루된 범인 8명 가운데 4명은 국내로 송환돼 수감 중에 있으며, 1명은 필리핀에서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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