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문 대통령이 입양하는 '토리'가 전 주인에게 당했던 끔찍한 폭행

인사이트구조 당시 토리 모습 / 사진제공 = 케어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측이 2년 동안 주인을 찾지 못해 보호소에 머물던 유기견 '토리'를 청와대로 입양하겠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토리는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전 주인에게 끔찍한 학대까지 당했던 사연이 있는 유기견였다.


토리를 돌보고 있던 동물권단체 케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15년 여름 녀석이 구조됐을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사연에 따르면 2013년생으로 추정되는 토리는 한 폐가에 다른 강아지와 함께 방치된 채 묶여 있었다.


당시 목격자는 "분명 빈 집인데 강아지 짖는 소리가 났다"며 "그 집에는 원래 할아버지가 혼자 살고 있었는데 얼마 전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갔다. 아마도 강아지들을 버리고 간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케어


목격자 A씨의 제보로 토리가 머물던 집에 찾아간 케어 관계자들은 처참한 녀석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케어 측은 "당시 토리는 너무 짧은 끈에 묵여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며 "밥그릇에는 더러운 잔반이 가득했는데 그마저 다 썩어 있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토리의 전 주인이었던 할아버지는 이전에도 강아지들을 학대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고 전해졌다.


그는 어디선가 강아지들을 데리고 와서 여름이면 잡아먹곤 했고, 다른 집으로 이사한 후에는 잡아온 녀석들을 그대로 방치한 채 가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강아지 소유권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가끔 폐가에 들려 녀석들에게 죽지 않을 정도의 더러운 밥을 던져주고 갔다고 전해졌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러던 어느 날 A는 폐가에 온 할아버지가 토리와 다른 강아지들을 사정없이 폭행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게 됐다. A씨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급기야 옆에 있던 꼬챙이로 토리와 함께 있던 다른 강아지를 찌르기까지 했다.


이를 현장에서 목격한 A씨는 할아버지에게 "다친 강아지는 치료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할아버지는 막무가내였다. 며칠 후 꼬챙이에 찔린 강아지는 결국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토리는 친구의 죽음까지 두 눈으로 보게 됐지만 할아버지는 끝까지 녀석의 소유권을 주장했다. 이에 A씨와 케어 구조대원들은 할아버지를 설득했고, 2015년 10월부터 토리는 안전한 보호소에서 지내게 됐다.


토리는 심하게 다친 곳은 없었지만 심장이 부풀어 있었고 혈관도 좋지 않은 상태여서 5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해갔다. 녀석은 아픈 마음의 상처를 가졌지만 늘 밝고 애교 넘치게 사람들에게 다가갔다고.


인사이트연합뉴스


보호소 직원들은 깨끗이 단장한 녀석이 마치 '밤톨'처럼 귀엽고 깜찍하다는 뜻에서 '토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러나 토리는 일반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검은빛' 털을 가졌고 잡종견이라는 이유로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새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인연을 맺으면서 토리는 '청와대' 입성을 앞두고 있다.


끔찍한 학대를 당한 데다가 2년 동안 보호소에서 지내야 했던 토리가 유기견으로서는 최초로 '퍼스트도그'가 돼 유기 동물 입양 문화 확산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