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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던진 돌에 두개골 골절된 의경의 아버지의 호소

집회 현장에 출동했던 의경 아들이 돌에 맞아 머리를 심하게 다치자 아버지는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사이트집회 현장서 돌에 맞아 다친 의경 / 연합뉴스


"집회 현장에 나간 의경 아들이 다쳤어요. 군 복무를 하는 죄 없는 청년들이 왜 피를 흘려야 합니까?"


집회 현장에 출동했던 의경 아들이 돌에 맞아 머리를 심하게 다치자 아버지는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3일 A(49)씨는 의경으로 군 복무를 하는 아들(21)이 다쳐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연락을 아내에게서 받았다.


A씨는 머릿속이 새하얘져 정신없이 병원으로 향했다. 군 생활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아들이 혹시나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웠다.


병원에서 만난 아들의 상태는 이마가 부은 것 말고는 외관상 심각하게 보이지 않았다. 의식도 있고 말도 했기 때문에 A씨는 일단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울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A씨의 아들은 두개골이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A씨에게 아들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A씨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의경에 간 아들이 이렇게 다쳐서 누워 있는 것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난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의 아들은 울산지방경찰청 기동대에서 의경으로 복무 중이다. 입대한 지 1년 2개월 정도가 지나 어느덧 상경 계급을 달았다.


그는 사고 당일 오전 울산시 남구 매암동의 한 기업체 공장 신축현장 앞에서 열린 플랜트노조 조합원들의 집회 현장에 출동했다.


인사이트경찰과 대치하는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조합원 /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플랜트노조 조합원 50여 명은 오전 6시께부터 공사업체 측이 공장 배관공사 등에 다른 노조 조합원을 고용한 것에 반발해 사전에 신고하고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몇몇 조합원이 공사장으로 진입하던 차량과 인력 통행을 방해했고, 경찰은 조합원들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중 1명이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자 노조는 나머지 조합원을 소집했고, 오전 9시께 현장에 모인 조합원은 800여명까지 늘어났다.


이들은 연행된 조합원의 석방을 요구하고자 경찰서까지 행진하려 했고, 이를 막는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A씨의 아들은 이 과정에서 어디선가 날아온 돌에 이마를 맞고 쓰러진 것이다.


경찰은 당시 채증 영상 등을 토대로 돌이 어디서 어떻게 날아왔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돌이 날개가 달린 것도 아니고 어떻게 날아왔겠느냐"며 "돌을 던진 것은 살인 행위나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를 지키려고 입대한 청년들이 적군도 아닌 같은 대한민국 사람에게 이런 일을 당한다는 것은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A씨는 "아들이 군대에 갈 때 '너의 성인식이라고 생각하고 다녀와라'고 격려했지만, 지금은 어른으로서 아들에게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당시 시위대에게 얻어맞는 의경들을 보며, 의경 아들을 둔 부모로서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고 화가 났다"며 "집회 참가자들은 자신의 생존권과 권리가 소중하듯이 의경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임을 꼭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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