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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로 30년 전 아버지 쓰던 '침낭' 아직도 쓰는 군인들

예비역 장성들이 개입된 방산비리로 현재 군부대 장병들은 30년 전 아버지뻘이 사용하던 침낭을 여전히 덮고 자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방산비리 때문에 육군 장병들이 30년 전 만들어진 침낭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감사원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 4개 기관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우리 군이 군피아들의 이권개입과 업체들의 진흙탕 싸움에 휘말려 장병들에게 30년된 침낭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2010년 11월, 1986에 만들어져 당시 25년이 넘은 침낭을 교체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당초 계획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우수한 품질의 민간업체 침낭을 구매하는 것이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한 업체'와 국방부가 신형 침낭을 개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국방부는 전직 고위 관료인 예비역 장군 A씨의 청탁을 받고 한 업체와 1,017억 원 규모의 침낭 연구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는 A씨에게 3,750만 원을 제공했고, A씨는 국방부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B대령과 업체 대표간 저녁식사 자리를 알선해 해당 업체가 국방부와 연구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원래 군에 침낭을 납품하던 C 업체가 또 른 예비역 장군을 동원해 국방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결국 A씨가 밀던 업체는 국방부의 최종 업체 선정에서 탈락했고, 원래 군에 침낭을 납품하던 C 업체의 침낭이 현재까지 아무런 변화 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피아'로 불리는 예비역 장성들이 국방부 사업에 관여하면서 애꿎은 병사들만 아버지뻘이 사용하던 침낭을 여전히 사용하는 것이다.

 

감사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비위가 적발된 관련자들을 징계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