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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유괴범의 협박 전화를 받았습니다. 도와주세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은 34년 전 잃어버린 큰 아들을 지금도 애타게 찾고 있는 어머니 유필우(63)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잃어버린 첫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협박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21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은 34년 전 잃어버린 큰 아들을 지금도 애타게 찾고 있는 어머니 유필우(63)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음악학원 원장이었던 유필우 씨는 1984년 7월 27일 아들 정문철(당시 4세) 군과 학원생들을 데리고 밀양의 유천강변으로 하계 캠프를 떠났다.


유천강변은 더위를 식히러 온 피서객들로 북적였고 유씨와 남편 정상봉 씨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했다. 유씨와 남편이 문철 군과 학원생들이 쉴 수 있도록 텐트를 치던 10분 사이 문철 군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유씨는 문철 군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경찰에 신고하고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문철 군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날 밤, 아이를 잃어버린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정체불명의 여성으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30대 초반처럼 보였던 의문의 여성은 유씨가 전화를 받자마자 "아들을 데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원하는게 뭐냐. 아이만 돌려주면 신고하지 않고 경찰에도 아무말 안하겠다. 사례도 하겠다"며 유철 군을 돌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하지만 의문의 여성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다시 전화를 끊었다.


그때부터 유씨는 잠 한숨 못자고 고아원 등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유씨는 아직도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성이 예쁘장하게 생긴 문철 군을 데리고 가 키우려고 한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유씨는 "문철이는 분명 살아있다. 아이가 익사했다면 물 위로 떠올랐어야 정상이지만, 일주일 넘게 유천강변에서 보내며 경찰과 문철이만 찾았는데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며 "그 여자가 데리고 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철이가 지금은 서른이 훌쩍 넘긴 청년이 됐겠지만 여전히 내 꿈속에서는 천진난만한 네 살 아이이다. 하루빨리 돌아와 남편과 나를 꼭 안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철 군은 동그란 얼굴형에 작은 눈과 보조개를 가지고 있다. 피부는 흰 편이었으며 머리 뒤에는 종기 수술을 한 흉터 자국이 남아 있다.


실종 당시 키 100cm, 체중 17kg이었으며 인디언 얼굴이 그려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씨와 가족은 문철 군이 돌아올 날만 생각하며 매일같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만약 문철 군과 닮은 사람을 봤거나 소재에 대해 알고 있다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02-777-0182'나 국번 없이 '182'로 연락 바란다.


당신이 심심해 건 전화 한 통에 유씨 가족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니, 장난 전화는 삼가길 바란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