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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유공자인가요?" 한 누리꾼이 제기한 '할아버지 훈장'의 진짜 정체

이 메달은 1943년 일본군이 만주국 건립을 기념으로 친일 경찰들에게 수여한 '대만주국 건국공로장'이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누리꾼이 자랑스럽게 올린 이 훈장에는 사실 충격적인 반전이 숨어있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에 있는 물건'이라는 제목과 함께 훈장 사진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화제를 모았다.


해당 글에는 "이사하다가 발견했습니다. 할아버지 것 같은데 뭘까요?", "네이버 옥편 뒤져보니 '건국'이라고 쓰여있는 것 같은데 건국유공자이셨던 걸까요"라는 내용도 같이 적혀있었다.


이에 누리꾼들이 "진짜 국가유공자가 아니냐"는 의견을 모으고 있던 순간.


몇몇 누리꾼들이 자료와 함께 "이 훈장은 친일파에게 주는 것이다"고 주장하면서 훈장의 '정체'가 드러났다. 


인사이트Manchukuo National Foundation


자료들에 따르면 이 훈장의 이름은 '대만주국 건국공로장'이다.  


이 훈장의 앞에는 건국이라는 글자가 크게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대만주국건국공로장'과 함께 대동원년(1932년)이라고 적혀있다.


그렇다면 이 훈장은 누가, 어떤 사람에게 수여하는 것일까. 설명은 이렇다.


지난 1931년 일본은 중국 동부에 있는 만주를 식민지화하기 위해 '명분'을 만들어 냈다.


일본은 류탸오후 지역에서 선로를 폭파시킨 뒤 이를 "중국의 군대가 한 사건이다"며 뒤집어씌웠다.


인사이트Wikipedia


명분을 확보한 일본은 선전포고도 하지 않은 채 만주로 불법 침략을 강행했다.


만주의 군대는 격렬히 저항했지만 강력한 전차를 앞세운 일본군에게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결국 만주는 일본의 손아귀에 떨어졌다. 일본은 청나라 황제 '푸이'를 권좌에 앉히며 '만주국'이라는 독립된 나라를 세웠다.


이후 일본은 1931~1934년까지 만주국 건국에 공이 있는 사람들을 치하하고자 대만주국 건국공로장을 만들어 약 5만 명에게 수여하였다.


인사이트Manchukuo National Foundation


즉 이 훈장은 일제와 협력해 만주를 찬탈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친일파'라는 증거이다.


정보가 공개된 후 몇몇 누리꾼들은 누리꾼들은 "해당 글을 쓴 사람이 친일파의 후손이라고 판단하는 게 지나친 비약"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훈장을 어떤 경로로 입수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이 훈장을 수여받은 조선인은 양재하, 안익삼, 조선총독부 촉탁 박응표 등 매우 적은 숫자이다.


또한 이 훈장은 상대적으로 많은 양이 발부되어 있어 취득할 수 있는 경로가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