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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맛있게 먹었던 '일본 와규'는 사실 '조선'의 소였다

국제적으로도 인기를 얻는 '일본 흑우 와규'가 사실은 조선에서 반출된 '제주 흑우'였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사이트제주 흑우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와규'는 한국으로 치면 '한우'에 해당하는 고급 쇠고기다.


매우 발달한 마블링으로 부드러운 육질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특히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얻어 나가고 있으며, 1990년대에는 호주에서도 번식에 성공해 '호주산 와규'도 확산하는 추세다.


이처럼 '와규'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많이 소비되며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인사이트일본 고베 와규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와규 / 뉴스1


그런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서는 이 일본 와규가 사실은 '조선'의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언뜻 근거가 없어 보이는 해당 이야기는 2008년에 배포됐던 당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보도자료와 2016년 방송된 EBS '지식채널e'를 근거로 한다.


먼저 정부가 직접 배포했던 보도자료에는 "일제강점기에 '재래한우'가 수탈 대상 품목이었다"고 나와 있다.


재래 한우가 왜소한 일본 재래종보다 골격이 크고 온순했기 때문이다. 조선총독부 기록에는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엄청난 양의 재래 한우가 일본으로 반출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인사이트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충북개발연구원 정삼철 연구위원은 "1931년 조선총독부 식산국에서 발행했던 '조선의 이출우'에 따르면 한우가 '일본화우'로 개량된 사실과 연도별 반출 현황 등이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으로 반출된 한우는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원래의 일본 소보다 더 많이 사육됐다고 한다.


EBS '지식채널e'는 제주에서 대대로 길러지며, 제사에 더없이 중요한 물건으로 바쳐지던 '흑우'가 일제강점기 시절 반출됐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EBS '지식채널e'


1910년부터 1945년 동안 일본, 중국, 러시아로 재래 한우가 약 150만 마리가 반출됐는데, 이때 특히 흑우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반출된 흑우는 1928년 돌연 일본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완전히 일본의 품종이 돼버렸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1938년 '황우'(노란 소)만 조선의 한우로 규정짓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일본 문화재청은 "흑우(미시마 소)는 조선 반도에서 도래해 현재까지 혼혈 없이 사육됐으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와규'로 일컬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EBS '지식채널e'


일제강점기 시절 힘이 없어 '흑우'를 빼앗겨 버린 것이다.


이렇게 '제주 흑우'는 자연스럽게 '일본 와규'가 되었고, 지금도 전 세계는 '와규'를 일본의 전통 품종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의 '기름기' 많은 와규는 '개량'에 성공한 일본의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흑우'는 일본의 것이 아니다. 일본조차도 '조선'에서 도래했다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제주 축산진흥원은 이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10여 마리의 흑우를 수소문해 사육에 들어갔고, 2015년 기준 1700여마리를 사육 중이다.


또 2013년에는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돼 보호에 나서고 있다. '흑우'는 1399년 수의학서 '우의방'에도 기록돼 있는 조선의 소다.


한편 일본 와규는 일본사대와규로 불리는 고급 와규가 따로 있다. '고베 비프', '마츠사카우시',  '오우미우시', '요네자와규'가 그것이다.


인사이트일본 와규 소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제주 흑우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