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민간인 학살로 가족을 잃었습니다. 한국군은 왜 베트남에 사과하지 않나요"

한국군에 의해 가족을 잃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이 한국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을 잃은 아픔을 털어놨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한국군은 왜 우리 가족에게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나요?"


한국군에 의해 가족을 잃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이 한국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을 잃은 아픔을 털어놨다.


19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시민평화법정 준비위원회와 국회시민정치포럼 주최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생존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퐁니·퐁넛 마을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58) 씨는 한국군이 쏜 총에 남동생을 잃은 사연을 털어놨다.


인사이트뉴스1


응우옌티탄 씨는 "왜 한국군은 여성과 어린아이 뿐이었던 우리 가족에게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나. 또 왜 집까지 모조리 불태우고 시신마저 불도저로 밀어버린 것인가"라며 "한국군이 쏜 총에 입이 다 날아간 남동생이 울컥울컥 핏물을 토해낼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어째서 한국군은 끔찍한 잘못을 저질러놓고 50년이 넘도록 그 어떤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하미 마을 학살 생존자인 동명이인 응우옌티탄(61) 씨도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아픔과 슬픔을 공감했다.


두 증언자는 모두 한국군에 의해 각각 5명의 가족을 잃었다고 밝혔다. 퐁니·퐁넛 마을 학살 생존자인 응우옌티탄 씨의 경우 어머니, 언니, 남동생, 이모, 사촌 동생까지 모두 5명의 가족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뉴스1


두 사람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잔인한 학살이 왜 일어났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서 "우린 한국 참전군인들의 사과를 받고 싶다. 최소한 사과가 있어야 용서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학살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것이 살아남은 우리의 소임이라 생각한다"며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증인이 돼 그날의 일을 기억하고 증언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되는 시민평화법정에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시민평화법정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가 원고가 돼 한국 정부를 피고석에 앉히고 학살의 책임을 묻는 법정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뉴스1


법정에서는 퐁니·퐁넛 마을 사건에 참가한 참전군인의 영상과 증언 등을 검증하고 22일 최종 변론을 통해 판결을 낼 예정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판결 내용에 따라 한국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위치한 퐁니·퐁넛 마을 및 하미 마을 학살 사건은 1968년 2월에 일어나 올해 50주기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