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미투 운동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단역 배우 자매 자살 사건'

해당 사건은 지난 2004년 보조 출연 기획사 반장 등 12명이 한 단역 배우 A씨를 집단 성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인사이트청와대 홈페이지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각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문화·예술계 피해자들의 폭로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과거 발생한 '단역 배우 자매 자살 사건'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4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단역 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 재조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04년 보조 출연 기획사 반장 등 12명이 한 단역 배우 A씨를 집단 성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충격을 받은 A씨의 여동생과 아버지까지 연이어 세상을 떠나면서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인사이트


인사이트JTBC '탐사코드 J'


당시 방학을 맞아 쉬고 있던 대학생 A씨는 방송국에서 백댄서로 활동하던 동생의 권유를 받고 방송국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하지만 평소 조용한 성격이었던 A씨는 단역 배우 활동 시작 후 성격이 변하고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A씨는 집에서도 안절부절못하고 왔다 갔다 하거나 특정 인물의 이름을 언급하며 "죽여야 돼"라고 말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


A씨는 이후 증상이 심해져 집을 부수고 엄마와 동생을 때리기에 이르렀다. 결국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하고 A씨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JTBC '탐사코드 J'


정신병원 상담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A씨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업체 직원들과 많이 잤다", "반장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놨기 때문이다.


수많은 남성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해 온 A씨는 결국 정신분열에 다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A씨는 성폭행당한 사실을 매일 기록하는 '성폭행 일지'를 작성해왔고 어머니는 이를 토대로 경찰에 이들을 고소했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한결같이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반박했다.


이후 A씨를 상대로 "걸레로 만들겠다"고 폭언을 하는가 하면 "엄마와 동생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A씨 어머니를 폭행하기도 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JTBC '탐사코드 J'


당시 사건을 맡았던 담당 형사마저 "이건 사건이 안 된다"고 말하며 조사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A씨는 2006년 결국 고소를 취하했다. 이후 공인중개사 학원과 수공예 공방 등에 다니며 정상생활을 하려 노력했으나 2009년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로부터 엿새 뒤에는 A씨의 동생이 건물에서 투신했다. 동생은 자신 때문에 언니가 안 좋은 일을 겪었다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했다.


동생은 "도저히 언니 보고 싶어서 안 되겠다. 엄마는 복수하고 와라. 엄마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유서를 남겼다.


그리고 두 달 후 자매의 아버지마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


인사이트JTBC '탐사코드 J'


결국 어머니 장씨는 홀로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2015년 9월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72단독 재판부는 "소송 제기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12명 가운데 7명은 이후에도 다른 기획사의 임원 또는 반장으로 활동했으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이 같은 사건을 전하며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 3만 5천여명이 참여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