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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 중 녹아내린 '방화복' 탓에 심각한 화상 입은 소방관

지난 3일 대구의 한 여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의 방화복이 불길에 녹아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사이트화재 진압 도중 손상된 소방관 방화복 자료 사진 / 사진 제공 = 용산소방서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대구 여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의 방화복이 불길에 녹아내려 어깨와 손 등에 화상을 입었다.


지난 3일 오후 8시 43분경 대구 남구 대명동 4층짜리 여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객실 2곳을 태우고 3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관들의 빠른 대처 덕에 투숙객 17명은 모두 구조되거나 대피했다. 다행히 투숙객 2명만 손과 발에 약한 화상을 입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문제는 다른 부분에서 불거졌다. 인명구조를 위해 오래되고 좁은 여관에 뛰어들었던 한 소방관의 방화복이 불길에 녹아내린 것이다.


이 소방관은 왼쪽 어깨와 오른손에 1, 2도 정도의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2도 화상은 표피 전부와 진피 대부분이 손상된 상태를 뜻한다. 2도 화상을 입으면 피하조직에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방화복이 불에 녹아내린다면 소방관들이 안심하고 진화나 인명구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성능검사를 받지 않은 '미검정 방화복'이 소방관들에게 제공돼 큰 논란이 일어난 전례도 국민들을 불안케 했다.


당시 국민안전처의 검사 결과 이 방화복은 제대로 된 제품임이 확인됐지만 검정 절차를 밟지 않고 현장에 지급된 것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특수 방화복은 4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디는 등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매우 엄격한 제품검사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이 같은 절차를 거쳤음에도 방화복이 녹아내렸다면 내열성 기준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비판이다.


소방 관계자는 "일반적인 화재에서는 방화복이 불을 견뎌낸다"면서도 "밀폐된 장소에서 급격하게 불길이 닥치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뜨거운 불길로 뛰어드는 소방관들을 위한 처우가 개선돼야 한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끄러간 '밀양 화재' 현장서 숨진 할머니 발견한 소방관 손자밀양 화재 참사의 피해자 중에는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의 할머니도 포함돼 있었다.


소방관에게 여름보다 '한겨울' 화재 진압이 어려운 이유사시사철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소방관들은 뜨거운 여름보다 한겨울이 더욱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