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모습 보기 싫었다"…살아있는 반려견 쓰레기 봉투에 버린 주인
15년을 기른 강아지를 '차마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린 부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15년 넘게 키운 강아지를 산채로 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린 부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2일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74)씨와 딸 B(3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자정께 A씨 부녀는 천안시 동남구 한 쓰레기 집하장에 살아있는 코카스패니얼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유기한 강아지를 15년 동안 길러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녀는 "강아지가 최근 들어 기력이 없고 의식이 거의 없었다"며 "차마 죽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살아있는 걸 알았지만 내다 버렸다"고 진술했다.
부녀가 강아지를 버린 뒤 30분 정도가 지난 후 쓰레기 봉투에서 개가 끙끙대는 소리가 나는 것을 수상히 여긴 한 행인이 112에 신고했다.
유기된 강아지는 곧바로 천안시 유기동물 보호소에 의해 구조됐지만 몇 시간 뒤 끝내 숨을 거뒀다.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지난 1일 A씨 부녀를 붙잡았다.
딸 B씨는 강아지를 유기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알려졌지만 살아있는 강아지를 버리는 것은 명백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은 불가피해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강아지에 별다른 학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며 "A씨 부녀가 강아지가 살아있는 줄 알면서도 버렸기 때문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