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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동생 위해 의사되려 편의점 알바하다 '망치 폭행' 당한 여대생

인천 부평구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망치로 묻지마 폭행을 당했던 피해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근황이 전해졌다.

인사이트

SBS 8시 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인천 부평구의 한 건물 1층 화장실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40대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망치 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5일 만에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아르바이트생이 나를 비웃듯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이러한 가운데 하루아침에 '묻지마 폭행' 피해자가 된 편의점 알바생은 지적장애를 가진 동생을 위해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던 평범한 20살 학생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31일 시사저널은 인천 부평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A(20)씨를 만나 근황을 전했다.


인사이트SBS 8시 뉴스 


매체에 따르면 앞서 지난 14일 A씨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걸레를 빨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그때 망치를 든 범인이 다가왔고, 두려움에 찬 A씨는 범인이 시키는 대로 화장실 구석에 앉았다. 범인은 A씨에게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둘렀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범인이 사라지고 없었다. 어떻게든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A씨는 필사적으로 화장실에서 빠져나와 편의점으로 향했다.


겨우 119에 전화는 걸었지만 제대로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손님이 들어오면서 A씨 대신 전화를 받아 신고가 접수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곧바로 머리 수술을 받았다. 의식이 돌아온 A씨는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의대에 가야 하는데 공부를 계속할 수 있나요"


인사이트인천 부평 일대 배회하는 알바생 폭행범/ 연합뉴스 


A씨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건 2년 전 9월께였다. 원래 경기도의 한 대학에 진학했던 A씨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대학 생활을 이어갔다.


장학금도 받을 만큼 누구보다 성실히 살았지만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았다.


A씨에게는 지적장애 2급인 어린 남동생이 있었고, 그런 남동생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건설노동자로 일하는 아버지,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어머니가 벌어오는 돈으로는 빠듯했다.


결국 A씨는 동생을 위해 2016년 9월 대학교를 그만두고 의대 진학에 도전하기로 했다. 가족에게 부담이 될 순 없어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다.


이렇게 번 돈으로 학원비를 부담했고, 주말에는 꼬박 11시간 넘게 공부를 했다. 오직 아픈 남동생을 위해서였다.


지난해 수능에서 교육대학에 갈 만큼 나쁘지 않은 성적이 나왔지만, 의대에 진학하기엔 부족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1년 더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A씨는 '묻지마 폭행'을 당했던 이 날도 아픈 동생을 생각하며 편의점에 출근을 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A씨의 삶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여전히 A씨는 사고 당시의 트라우마로 쉽게 잠을 자지 못한다.


눈만 감아도 범인이 흉기를 내리쳤던 순간과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밀려왔다.


그런데도 A씨가 버틸 수 있는 건 동생을 위해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꼭 치료 잘 받고 빨리 나아서 남동생의 병을 고쳐줄 정신과 의사가 되고싶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한편 지난 29일 인천 부평경찰서는 인천 부평구 화장실에서 A씨를 흉기로 때린 범인 B(47)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이미 강도, 절도, 사기 등으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전과 6범으로 드러났으며, 정신 질환 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씨가 돈을 뺏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염두에 뒀으나, 별다른 동기가 없어 살인미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인천 女화장실서 '망치'로 편의점 알바생 수차례 내려친 용의자 검거사건 발생 5일 만에 인천 부평역 인근 여자 화장실에서 편의점 알바생을 망치로 수차례 폭행한 용의자가 검거됐다.


인천 알바생 '망치 폭행범' 또 다른 피해자 노렸다경기도 인천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망치로 폭행한 40대 남성이 또 다른 피해자를 노렸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