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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구하다 숨진 '세월호 순직' 교사 아내가 4년 만에 침대 밑을 뒤진 슬픈 이유

세월호 순직 교사 남편이 현충원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었던 아내의 헌신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인사이트故 양승진 교사 영정사진 부여잡고 눈물 흘리는 유족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을 구하다 순직한 단원고 교사 남편을 현충원에 안장하기 위한 아내의 눈물나는 노력이 가슴을 울린다.


지난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세월호 순직' 단원고 교사 9명의 합동 안장식이 진행됐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서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양승진, 박육근, 유니나, 전수영, 김초원, 이해봉, 이지혜 김응현, 최혜정 교사는 이날 현충원에서 영면했다.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교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순직군경' 인정을 받은 故 양승진 교사의 유족도 안장식에 참여했다.


인사이트


사실 양 교사가 현충원에 안장되기 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양 교사는 끝내 바닷속에서 유해를 수습하지 못한 '세월호 미수습자' 중 한 명이다.


결국 양 교사의 아내 유백형씨는 참사 1313일 만에 시신도 없는 남편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 이후 국가보훈처가 양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면서 그도 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기쁨도 잠시 아내 유씨는 보훈처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관련법 상 유해가 없이는 현충원에 안장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망연자실하고 있을 찰나 아내는 불현듯 남편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아내는 침대 밑을 뒤져 먼지 구덩이 사이에서 머리카락 몇 가닥을 발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또 매트리스에 박혀있는 체모까지 한 올 한 올 모았다. 털뭉치 3개 정도의 양이 나오자 아내는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맡겼다.


분석 결과 그중 양 교사의 체모가 있었다. 아내의 노력으로 찾은 체모가 '유해'로 인정받으면서 양 교사는 다른 순직교사와 나란히 현충원에서 잠들 수 있게 됐다.


아내 유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과가 나왔을 때 어찌나 떨리던지, 오늘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안장된 모습을 보니 부자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합동 안장식 하루 전 꿈에 남편 양 교사가 나왔다는 유씨는 남편의 묘비를 쓰다듬으며 하늘에서만큼은 평안하길 기도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날 현충원에는 세월호 생존자 학생도 참석해 선생님들을 추모했다. 이 학생은 여전히 '잊지 말아요'라는 글씨가 적힌 세월호 팔찌를 차고 있었다. 


4년이 흐른 지금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는 이 학생은 "선생님들이 많이 보고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정부는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교사 11명을 모두 순직 인정했다.


앞서 기간제 교사였던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은 순직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3년 만에 순직을 인정받았다.


순직 교사 11명 중 단원고 고창석 교사가 지난해 11월 13일 가장 먼저 현충원에 안장됐다.


이후 지난 16일 9명의 순직 교사가 고창석 교사의 묘소 옆에 나란히 자리했으며, 故 남윤철 교사는 유족의 뜻에 따라 현충원에 안장되지 않았다.


제자 위해 구명조끼 벗어준 故 양승진 교사, 마지막 세월호 '순직' 인정세월호 참사 당시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주며 제자들을 대피시키고 순직한 양승진 교사가 순직군경으로 인정받았다.


세월호 기간제 교사, 3년 3개월 만에 7월 중 '순직 인정' 받는다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 처리 절차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