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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서 유독가스 마신 소방관 아버지가 백혈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인현동 화재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소방관 현장대장' 아버지를 잃은 한 자식의 절절한 사연이 눈시울을 붉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천 참사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소방관이 '부실 대응'을 이유로 직위해제된 가운데, 재난 현장 활동의 열악한 환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한 소방관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3일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은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인현동 호프집 화재 사고 당시 현장지휘관이었던 한 소방관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1999년 10월 인천 중구 인현동 호프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건물에 있던 청소년 55명의 소중한 목숨이 스러졌다.


인사이트1999년 중구 인현동 호프집 화재 발생 당시 내부 모습 / 연합뉴스 


이날 현장에는 인천 남부소방서 소속 김모 소방관이 현장대장으로 나섰다. 


그는 아이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다 유독가스를 많이 마셨고, 그 후유증으로 폐결핵에 걸리고 만다.


이후 백혈병까지 겹치면서 김 소방관은 5년간의 투병 생활 끝에 숨을 거뒀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유독가스까지 마셔가며 최선을 다해 구조했지만, 소방관은 55명의 생명을 구하지 못했고 자신도 결국 투병의 길을 걷다 세상을 떠났다.


이는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완벽한 구조가 어렵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사이트Facebook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은 김 소방관의 자녀가 쓴 형식으로 해당 사연을 소개하며 "화재, 재난 현장의 활동과 작전의 실상은 탁상공론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훈련과 다르게 실제 상황에선 '완벽한 작전'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방관들은 그저 온갖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밝힌 사업단은 "현장 작전 상황 종료 후 '정답과 맞춰보면 틀리네?' 한다면 잘못된 것이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책임을 묻는다면 후진적 행정이며, 이를 심의 검토 후 제도·매뉴얼·인력·장비·훈련 등을 개선하는 것이 발전적 행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또 사업단은 '사후 책임 추궁방식'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무조건적으로 현장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은 허위보고, 진실은폐, 사기저하 등으로 이어지면서 보완대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 또 다시 대형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게 사업단 측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사업단은 "제천화재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에게 쾌유를 빌며 소방관 직위해제와 징계는 철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한편 제천 참사 관련, 소방청 합동조사단은 "화재 진압 및 인명구조 지시에 있어 현장 지휘관들이 적절한 상황 판단을 내리지 못 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또 "2층 내부에 구조요청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도 화재진압 후 주계단으로 진입하려는 최초의 전술 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등 지휘역량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충북도는 이를 토대로 이상민 제천소방서장과 김익수 충청북도 소방본부 상황실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 등 3명을 직위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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