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빠져 있던 박지성을 일으켜 세운 히딩크의 '한마디'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 히딩크 감독이 던진 한마디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 히딩크 감독이 던진 한마디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지성을 바꾼 한마디'라며 그의 자서전을 발췌한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은 자서전에서 지난 2002년 1월 미국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을 회상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나는 왼쪽 다리에 부상을 입고 시합에 나가지 못해 텅 빈 탈의실에 혼자 남아 있었다"며 "중요한 때에 하필이면 부상을 당했나 싶어 애꿎은 다리만 바라보며 맥이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박지성은 지금 같은 전국구 스타가 아닌 갓 선발된 무명 선수였기 때문.
그런데 낙심한 박지성에게 히딩크 감독이 나타나 영어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영문을 몰라 통역관을 바라보자 통역관은 "(히딩크 감독이) 박지성 씨는 정신력이 훌륭하대요"라며 "그런 정신력이면 반드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어요"라고 전했다고 한다.
얼떨떨해진 박지성이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히딩크 감독은 뒤돌아 나가버렸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가슴이 두근거렸다"면서 "늘 멀리 있는 분 같기만 했는데 그 말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솟았다"는 심정을 밝혔다.
특히 박지성 스스로도 내세울 것은 정신력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말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왔다고.
실제로 그는 어릴 적 술에 취한 축구부 감독이 팔굽혀펴기 지시하곤 힁허케 가버렸을 때도 감독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자정이 넘도록 팔굽혀펴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발이라는 악조건을 정신력 하나로 극복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님의 칭찬을 듣는 순간 머리가 쭈뼛 설만큼 나 자신이 대단해 보였다"며 "월드컵 내내 감독님이 던진 그 한 마디를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다"고 히딩크 감독의 한마디가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쳤음을 밝혔다.
한편 박지성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로 100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득점한 레전드다.
잉글랜드의 명문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8년간 활약하는 등 아시아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