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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춤추자고 간호사 됐나 자괴감 들어"… 성심병원 간호사의 눈물

짧은 의상을 입고 간부들 앞에서 춤을 추게 하는 등 간호사들의 부당한 처우가 도마에 올랐다.

인사이트

사진 제공 = 직장갑질 119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간부들 앞에서 짧은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게하거나 주삿바늘까지 사비로 사라고 강요하는 등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도마에 올랐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진인 만큼 합당한 대우와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는 보건의료노조 김숙영 본부장이 출연해 간호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직장갑질 119


일송재단은 매년 10월쯤 '일송가족의 날'이라는 재단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일송재단과 형제 재단인 성심의료재단 산하 병원 간호사들도 참석한다.


문제는 행사 장기자랑에 간호사들이 동원돼, 야한 옷을 입고 춤을 춰야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요즘 나오는 걸그룹에 준하는 복장으로 행사들이 이뤄진 것 같다"며 "간호사의 한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 너무 치욕스러웠을 것 같다"고 대신 심정을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특히 4년간 열심히 공부해 의료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간호사들이 이러한 행사에 동원된다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던졌다.


하지만 업무 구조상 상부에 제대로 항의할 수 없다는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저연차의 직원들은 고연차 직원들이 '너희들이 해야 되지 않냐'라고 하면 거부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상급자들에게 찍히니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JTBC '뉴스룸' 


간호사들의 부당한 처우는 비단 성심병원만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서울 을지대학교 병원이 간호사들에게 의료용 가위, 체온계, 핀셋, 수술용 바늘까지 구입하도록 해 논란이 됐다.


간호사들은 자신의 사비를 털어 환자의 상처 소독에 사용되는 드레싱세트를 약국에서 사와야 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간호사들끼리 병동회비를 걷는 경우도 있었다.


환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물품이 보급돼 치유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부조리함을 병원 내부에 이야기했지만 대부분 상급자에 의해 묵살됐다. 


결국 이들은 '직장갑질 119', '전국보건의료노조' 등의 단체를 통해 간호사의 현실을 세상에 알렸다.


이에 김 본부장은 "그때그때 조직 내에서 소통할 수 있게 하고 개선할 수 있는 민주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소통창구로 역할을 다하는 노조가 좀 더 충실하게 직원 존중, 환자가 존중받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습 간호사 초봉 '0원' 주는 병원도 있다"서울대병원이 신입 간호사에게 월급 36만원을 지급해 논란이 된 가운데 병원 중에는 월급을 아예 주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간부들 앞에서 간호사들 핫팬츠 입고 선정적인 춤 추게 한 대형병원성심병원 간호사들이 병원 행사에 동원돼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