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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서 '왕따' 당하던 여학생의 '친구'가 되어준 남학생에게 벌어진 일

같은반 교실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던 여학생의 친구가 되어줬다는 한 남학생 사연이 재조명 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왕따와 학교폭력 문제는 매년 급증하고 있어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예전에는 단순히 욕하며 때리고 물건을 빼앗는 등이 학교폭력의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범죄 영화를 방불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같은반 교실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던 여학생의 친구가 되어줬다는 어느 한 남학생 사연이 올라와 재조명되고 있다.


예체능고등학교를 졸업한 22살 남자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고1 때 같은 반에 유독 자기 주장이 강하고 당찬 여학생 B씨가 있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A씨는 처음에 B씨가 은따였지만 나중에 친구들이 일부러 발을 걸어서 넘어뜨리는 등 여학생 B씨에 대한 따돌림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학년이 올라가서도 친구들의 괴롭힘은 멈추지 않았다. 고2 때는 B씨가 맨 뒷자리를 배정 받았는데 친구들이 지나가면서 의자를 치거나 책걸상에 걸린 책가방을 걷어차기까지 했다.


A씨는 당시 친구들이 B씨를 따돌리는 이유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고 그냥 괴롭히는 재미로 계속 하는 것만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어느날 A씨와 친하게 지내던 친구 C씨가 다른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여학생 B씨에게 잘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지나친 친절에 주변에서 C씨가 여학생 B씨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사실 C씨에게는 남모를 아픔이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전학을 가야만 했고 B씨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렸던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A씨도 따돌림 당하던 여학생 B씨를 도와주게 됐고 그렇게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항상 함께 다니고 집에도 놀러다녔다.


여학생 B씨 어머니가 A씨와 친구 C씨에게 딸과 친구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절친해졌고 자연스럽게 여학생 B씨 아버지하고도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시간이 흘러 이들 세 사람은 대입 시험을 치르게 됐고 A씨와 여학생 B씨는 예체능으로 유명한 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반면 친구 C씨는 대입 실패라는 쓰라린 맛을 봐야 했고 결국 대학 진학 대신 현역 입대를 선택해 군대에 가게 됐다.


입대한 C씨가 한참 군 생활을 하던 도중 생각지도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말년 병장 선임이 담배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비흡연자던 C씨가 담배 없다고 솔직하게 대답한 것이다.


이후 선임들의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C씨는 자신의 남은 군대 생활이 다 끝났다고 체념한 채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군대 생활 끝이 도저히 보이지 않던 어느날 자대 배치 받은지 2달도 되지 않아 군용 트럭 3대의 호위를 받는 차량 한 대가 부대에 도착했다.


대대장이 버선발로 달려가 인사할 정도로 높은 사람이 부대를 찾은 것인데 C씨는 차량에서 내린 사람을 보고 너무 놀라 멘붕에 빠지고 말았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아닌 학창시절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당했던 여학생 B씨의 아버지였다.


부대에서 자신의 딸 친구인 C씨를 만난 여학생 B씨 아버지는 반가움을 표시한 뒤 유유히 떠났고 그날 이후 C씨의 군 생활은 동기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편안해졌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A씨는 "진짜 사람이 진실로 착하게, 자신 주위에 있는 어려웠던 사람을 잘 도와주고 이해해준다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댓가가 돌아온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물론 이 글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일부 누리꾼들의 주장처럼 주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학교 왕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스토킹 순으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장소와 시간은 '교실 안'과 '쉬는 시간'이 각각 가장 높았고, 가해자 유형은 '동일학교 같은반' 친구가 대부분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학교 폭력을 당해도 신고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와 '더 괴롭힘을 당할까봐'가 각각 꼽혔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교육부로 제출 받은 '학교 폭력 유형별 심의현황' 자료를 보면 학교 폭력이 지난해보다 1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도 엄연히 '범죄'다. 따라서 후유증도 매우 심각하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에 따르면 왕따가 끝나도 최대 5년까지 정신적인 악영향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11~16세 사이 청소년 1만 1,10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왕따를 당한 청소년들의 경우 근심과 우울증,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결핍 등 정신적 문제를 겪는 비율이 높았다.


또 왕따가 끝나고 2년이 지나도 이와 같은 정신적 증상 대부분이 사라지지 않았으며 피해 망상 등이 끈질기게 남아 피해자들을 괴롭혔다.


'학교 폭력'과 '왕따'는 이처럼 피해자들에게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아픈 상처로 남게되는 것이다. 


혹시 주변에서 따돌림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사연 속 남학생처럼 먼저 손을 내밀어 보는 것은 어떨까.


친구 괴롭힌 왕따 가해자의 '부모'까지 감옥 보내는 미국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한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처벌을 강화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