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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만 1천통 우편 배달,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집배원의 눈물

하루 1000통의 우편을 배달하며 살인적인 스케줄을 진행하는 집배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


지난달 광주에서 한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유서의 내용입니다. 최근 과로와 교통사고, 자살 등으로 인한 집배원 사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발표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경남 13개 우체국 소속 집배원의 1주일 평균 노동시간은 57.1시간입니다. 연간 노동시간을 계산하면 2천977시간에 이릅니다.(출처: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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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117건, 등기 95건, 일반우편 1,500건


연합뉴스가 지난 추석을 앞두고 동행한 서울의 한 집배원이 처리한 배달 건수 입니다. 설·추석 등 명절에는 집배원의 노동이 가히 살인적으로 가중됩니다.


손편지 등 정겨운 소식을 전하던 집배원. 통신의 발달로 우체통은 줄었지만, 공공서비스인 우정사업이 일반 택배까지 업무를 확장하면서 집배원은 엄청난 노동강도의 극한직업이 되었죠.


일반우편 2.1초, 등기 28초, 소포 30.7초…


집배원 인당 업무 적정량을 뜻하는 '업무 부하량'은 초 단위로 산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배원이 오토바이에서 내려 소포를 전달하는 데까지 약 30초가 소요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법으로 보장된 휴식마저 집배원들에게는 사치입니다. 지난해 집배원의 연차휴가(연가) 사용 일수는 5.81일로, 연가 발생일수(21.3일) 대비 사용률은 27.3%에 불과했습니다. (출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추혜선 의원실)


반면 지난해 우정사업본부 일반행정직 공무원의 연가 사용 평균 일수는 12.4일, 사용률은 59%였죠. 집배원들이 일 년에 일주일도 쉬지 못하는 근본 원인으로는 과중한 업무가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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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노조 등과 전문가들은 인력 확충 등 실질적인 해법을 요구합니다.


"집배원이 휴가를 가면 동료들이 해당지역 업무를 분담해야 하기에 마음 놓고 휴가를 사용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 추혜선 국회의원


정부도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282명을 증원, 인력이 부족한 우체국에 배치했습니다. 이는 당초 하반기 증원 계획(100명)보다 182명이 늘어난 숫자입니다.


올 해 과로사와 자살 등으로 세상을 떠난 집배원이 벌써 12명에 이릅니다. 초 단위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아파도 마음대로 쉴 수 없는 집배원들의 업무 환경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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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처우 개선만큼 '집배원' 처우 개선도 시급한 이유 5가지올해 집배원 사망자는 13명이며 이중 자살로 숨을 거둔 사람이 전체의 반을 넘는 7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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