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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위해 목숨바쳐 일했지만 장애갖고 '안락사' 위기 놓인 은퇴 군견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일했지만 은퇴 후 보살펴줄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군견들의 삶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인사이트Facebook 'SBS 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일했지만 은퇴 후 보살펴줄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군견들의 삶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6일 SBS 뉴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은퇴 군견 캐리의 사연과 함께 우리나라 군견들이 겪어야 할 열악한 현실을 조명하는 영상이 게재돼 화제를 모았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1966년 군견대를 창설해 날쌔고 강한 군견들을 키워내기 시작했다.


군견들은 후각이 사람보다 1만배 뛰어나기 때문에 폭발물을 감지하는 훈련에 많이 투입된다.


군견 교육대에서 6개월간 집중 훈련을 마친 군견들은 이후 정찰견, 추적견, 폭발물탐지견 등으로 나뉘어 일선 부대에서 은퇴할 때까지 강도높은 훈련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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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Facebook 'SBS 뉴스' 


벌써 13살이 훌쩍 넘은 캐리도 대한민국 공군에서 8년간 활약했던 늠름하고 멋진 군견이었다.


은퇴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민간 분양 1호로 일반 가정집에 입양된 캐리는 사람으로 치면 나이가 환갑을 넘어 유독 병치레가 잦았다.


그런데도 캐리는 군부대에서 활약했던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해 군복 입은 남성만 보면 필사적으로 쫓아가 보호자를 놀라게 했다. 


인사이트Facebook 'SBS 뉴스' 


그러던 중 녀석은 인적이 드문 시골 도로변에서 차에 치여 큰 부상을 입었고, 수의사가 안락사를 권할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 


발견 당시 이미 척추가 부러져 꺾여 있었으며 심지어 복부도 파열돼 장기가 빠져나온 상태였다.


수술을 해도 거의 살 가능성이 없었던 절망적인 순간. 하지만 보호자는 지금껏 군대에서 고생만 하던 캐리를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었고 수많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강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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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Facebook 'SBS 뉴스' 


다행히 캐리는 9시간이 넘는 검사와 수술을 잘 버텨내 무사히 목숨을 건졌다.


물론 예전처럼 건강을 완전히 되찾은 것은 아니었다. 하반신에 감각이 없어 대소변도 보호자가 직접 받아내야 하고 휠체어를 채워야만 겨우 산책을 나설 수 있다. 


캐리를 지켜낸 보호자 이현주씨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아이들인데 경제적 이유 때문에 안락사하는 건 너무 우리가 미안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인사이트Facebook 'SBS 뉴스' 


이어 "더 많은 은퇴견이 나올 텐데 국방부가 시스템을 좀더 보강해서 아이들이 군견들이 은퇴 후에도 안정되고 좋은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캐리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녀석의 전우인 공군 장병들은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 후원금을 모으기도 했다.


이씨는 지금까지 '군견'으로만 살아온 캐리에게 많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어 바다도 데려가고 여행도 다니는 등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하나씩 실천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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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Facebook 'SBS 뉴스' 


한편 우리나라 군부대에는 캐리 외에도 약 1천마리가 넘는 군견이 복무 중에 있다.


대부분 8년에서 10년 정도 군견으로 활약하는 녀석들은 사람으로 치면 50~60세까지 일하다 은퇴하게 된다.


2013년까지는 군견이 은퇴했을 시 안락사 처리되거나 동물 실험실로 보내졌다. 이후 동물개정법이 바뀌면서 이제는 일반 가정에 분양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미 늙고 병들어버린 은퇴 군견을 새 가족으로 맞이할 가정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각종 동물보호 시설에는 국가에 목숨 바쳐 충성했지만 갈 곳을 잃어버린 군견들이 하염없이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군인들 대신 '지뢰' 밟고 한쪽 다리 잃은 군견전쟁에 참가했다 한쪽 다리를 잃은 수색견 루카의 감동적인 사연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