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택배기사 남편 대신해 아내가 전하는 5가지 '부탁의 말'

자신을 택배기사의 아내라고 밝힌 한 글쓴이가 일부 몰상식한 고객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는 남편을 대신해 5가지 부탁의 말을 남겼다.

인사이트(좌) 연합뉴스 /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다래 기자 = "여러분들이 받는 하루 중의 행복, '택배'가 집으로 오는 과정을 아시나요?"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택배기사의 아내라고 밝힌 한 글쓴이가 일부 몰상식한 고객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는 남편을 대신해 5가지 부탁의 말을 남겼다.


글쓴이 A씨는 "택배기사인 남편은 추석 시즌에 아침 6시에 나가 밤 12시에 들어오며 평균 13시간 이상씩 일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신랑은 하도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지만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너무 속이 상하고 분통이 터진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A씨는 최근 추석시즌으로 택배 대란을 겪고 있는 택배기사님들을 대신해 5가지 당부의 부탁을 전했다.


1. "택배 보낼 때 주소 다시 한번 확인하세요"


인사이트연합뉴스


그가 첫 번째로 꼽은 당부 사항은 '잘못 적은 주소'였다. A씨는 "본인이 주소를 잘못 적어 놓고 왜 택배기사에게 화를 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택배기사는 전산에 뜬 송장 주소로만 가져다주게 되어 있으니 '잘못 적었다', '이사 갔다' 등의 이유로 새로운 주소로 가져다줄 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택배기사는 당신의 비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2. "새벽 시간에 전화하지 마세요"


인사이트연합뉴스


A씨는 당부의 말을 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새벽 시간'에 전화하는 예의 없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밝혔다.


글쓴이 A씨는 "밤 12시가 넘어서 전화하는 건 예의가 아닌 비상식적인 행동인걸 모르냐"며 "새벽 1시, 심지어 새벽 3시에 전화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그때마다 남편을 대신해 답문을 남긴다는 아내는 제발 문자폭탄, 전화폭탄은 자제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3. "전화로 욕설하지 마세요"


인사이트연합뉴스


고객의 실수로 주소를 잘못 적거나, 보내는 업체의 실수로 물건이 잘못와도 택배기사에게 책임을 따져 묻는 이들에게도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그는 "'XX새끼', '택배기사가 시키면 가져다주지' 등을 남발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택배기사가 무슨 죄냐"며 "그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가장이다 괜한 화풀이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4. "엘리베이터 탈 때 눈치 주지 마세요"


인사이트(좌) MBC '뉴스데스크', (우)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아파트에 '택배 차량 진입 불가'라고 적혀있는 갑질에 대해서도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눈치를 줘서 수십층을 걸어 다니는 일도 허다하다고 밝혔다.


또 잠시 주차한 택배차를 보며 '여기다 대지 마라', '다 가린다' 등등 시비 거는 사람들에게도 조금만 배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


5. "'부재중' 택배 분실 시 택배기사 하루 일당 고스란히 날아갑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택배기사님들이 제일 부담스러워 하는 말은 "집 앞에 놓고 가라"는 말이었다.


그는 고객이 계속 두고 가라고 해서 두고 갔다가 택배가 분실되면 택배기사의 일당이 고스란히 날아간다고 한숨을 토해냈다.


하지만 A씨는 물론 좋은 분들도 계신다며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고생한다고 과일 챙겨주시고, 음료수 간식 등을 전해주는 고객이 있을 때마다 신랑이 카톡으로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것에도 기뻐하는 신랑 모습이 떠올라 울컥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한편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남편분처럼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노동을 동반하는 택배기사님들 정말 대단하다"며 "해외 거주해보니 우리나라 택배기사분들 최고다는걸 느끼게 됐다", "글쓴이분 힘내시고 남편분도 화이팅하세요" 등의 응원 댓글을 달며 감동의 마음을 전했다.


고객들 마음 훔쳐간 택배 기사님 '레전드' 문자 7힘든 와중에도 넉넉한 웃음을 보여주는 택배 기사님들의 훈훈한 문자를 모아봤다.


이다래 기자 dar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