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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큰형 시신 보고 눈물 흘리는 아빠를 조용히 위로하는 소년

억울하게 죽은 아들의 시체와 마주한 부모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상실감에 빠졌다.

인사이트worldofbuzz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마약사범으로 오해받고 억울하게 죽은 아들의 시신을 마주한 부모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상실감에 빠졌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월드오브버즈는 경찰의 과잉수사로 목숨을 잃은 소년 키안 로이드 델로스(Kian Lloyd Delos, 17)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필리핀 루손섬 칼로오칸(Caloocan)에 사는 키안은 학비를 벌기 위해 학교를 마치면 노점상에서 사탕을 파는 소년이었다.


얼마 전 키안은 평소와 다름없이 길거리에서 사탕을 팔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들이닥쳐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는 경찰을 보고 당황했다.


경찰은 "당신이 마약사범이라는 신고를 접수했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키안은 "내일 학교에서 시험이 있다. 지금 경찰서에 끌려가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인사이트worldofbuzz


이에 경찰 관계자들이 키안을 연행하기 위해 다가가자 소년은 겁을 먹고 현장에서 달아나려 했다. 순간 거리에는 몇 번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 측은 도주하려는 키안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 현장에서 사살했다.


소식을 접하고 곧장 현지 병원으로 달려온 가족들은 눈도 채 감지 못하고 차가운 주검으로 변한 키안과 마주했다.


키안의 부모는 아들의 시체를 부여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때 키안의 동생은 형의 죽음과 가족의 슬픔을 직감하고 조용히 아빠에게 다가갔다.


어린 소년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던 아빠를 끌어안으며 위로했고, 그런 막내아들의 모습을 본 아빠는 더욱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키안의 엄마 로렌자(Lorenza)는 "착하고 순수한 아들이었다. 마약 범죄와 연루됐다는 경찰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라며 "경찰의 과잉수사와 무력 진압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라며 분노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2016년 7월 1일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마약사범 소탕 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경찰 당국에 초법적 권력인 '즉결처형'을 허용했고, 이후 경찰은 마약사범으로 의심되는 이들은 모조리 현장에서 사살했다.


현지 매체는 지난 1주일 동안 경찰의 마약 단속 과정에서 80명 이상의 시민들이 현장에서 즉결처형당해 경찰 당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불법 청부살인 업체들이 의뢰인의 제거 대상을 '마약사범'이라고 덮어씌워 살해하는 행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혼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마약과의 전쟁 선포한 필리핀의 살벌한 풍경 (사진 11장)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필리핀의 살벌한 풍경이 공개됐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