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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트라우마' 시달리는 세월호 유가족에 '물놀이' 즐기라는 치유 센터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물놀이'를 즐기라고 제안한 '유가족 치유 프로그램'이 뭇매를 맞고 있다.

인사이트좌측은 유경근 씨, 우측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예은양  /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물놀이'를 즐기라고 제안한 '유가족 치유 프로그램'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달 31일 세월호 참사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정신 건강을 위해 설립된 안산 온마음센터는 '물놀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참여 바란다는 메시지를 유가족과 피해 가족에게 발송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안녕하세요. 온마음센터입니다. 무더운 여름, 가족과 함께 북한강변의 시원한 자연바람을 맞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수상레저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웹자보를 참고하여 주시고,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물놀이 프로그램'은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과 피해 가족이 '물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인사이트유경근 씨가 온마음센터에 받은 문자 / Instagram 'yoo_gyounggeun'


하지만 많은 이들은 "'물 트라우마' 극복이 목적이었다면 단계별로 차근차근 접근했어야 했는데 유가족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했다"며 비난을 보내고 있다.


실제 유가족 상당수도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416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지금도 물만 보면 아이 생각에 가슴이 찢어질 듯한데, 물놀이라니 화를 억누를 길이 없다"며 분개했다.


'예은 아빠'인 유경근 씨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이없는 마음을 전했다.


유경근 씨는 "온마음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시간도, 마음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테지만... 수상레저? 지금도 물만 쳐다보면 물속에 잠긴 예은이가 보여서 뛰어들고 싶은데 수상레저를?"이라며 "강물이니까 괜찮다는건가? 맞서서 이겨내 보라는건가? 아니면 물먹고 정신 차리라는 깊은 뜻?"이라고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이어 "온마음센터는 치유센터가 아니라 잔혹 센터"라며 불쾌한 심경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인사이트Instagram 'yoo_gyounggeun'


논란이 일자 온마음센터 측은 해당 프로그램 행사를 취소한 상황이다.


온마음센터 측은 "홍보 과정에 있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표현들이 있다는 점에 대해 유가족을 직접 찾아가 사과할 예정"이라며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도 사과문을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온마음센터


세월호서 5일 연속 뼛조각 발견…"미수습자 9명 모두 찾을 것"닷새 동안에만 총 12점의 뼈가 발견되면서 미수습자 추가 확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