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블랙리스트' 만들어 재취업 막은 CJ대한통운

Facebook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CJ대한통운이 '노동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택배 노동자의 재취업을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4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은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택배노조 측은 지난 3월 20일 김명환(44) 씨가 서울 지역의 한 집배점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CJ대한통운 동부이촌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로 일하던 김씨는 지난해 12월 7일 집배점이 문을 닫으면서 갑작스레 일자리를 잃었다.

연합뉴스

당시 김씨 등 해당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 4명은 '오전 하차(배송 물품 분류작업) 종료'를 요구하는 '권리찾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폐점으로 실직했고, 이후 다른 CJ대한통운에 재취업하기 위해 서울의 한 집배점을 찾았다.

그런데 해당 집배점 소장이 김씨와의 통화에서 "(김명환 씨) 이름이 명단에 '취업불가'로 돼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를 안 하는데 '다른 사람 구하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상한 일은 이뿐 만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김씨는 여러 CJ대한통운 집배점을 찾았지만 매번 면접을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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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 김씨는 "본사에서 (취업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며 CJ대한통운 측에 '블랙리스트'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날 택배노조는 서울지역 집배점장들 사이에서 권리찾기 활동을 한 택배기사 4명이 '집배점을 교란하는 나쁜 인간들'로 불린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도 함께 공개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 측은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택배기사는 집배점장이 고용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본사와는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블랙리스트뿐 아니라 문자메시지 역시 집배점장들 사이에서 돈 것으로 안다"며 본사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