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역사교과서 채택한 교장에 항의하는 고등학생들

인사이트연합뉴스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 신입생 대부분이 반대시위에 나서 2일 열리려던 입학식이 취소됐다.


문명고 신입생과 학부모 150여명은 입학식을 하기 30여분 전인 오전 10시께 입학식 장소인 학교 강당 주변에서 피켓 등을 들고 국정교과서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국정교과서 철회'라는 적힌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 '연구학교 반대교사 보직해임 취소', '학교장·재단이사장 사과' 등 구호를 외쳤다.


문명고 김태동 교장이 입학식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에 강하게 항의했다.


김 교장은 결국 입학식장에 도착하자마자 급히 자리를 떴다.


강당 2층 입학식장에는 당시 문명중학교 신입생 80여명과 문명고 신입생 일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정상적인 입학식 진행이 어렵자 문명중 신입생들은 소강당으로 옮겨 입학식을 치렀으나 문명고 입학식은 결국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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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이후 교장실 앞으로 가 김 교장에게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문명고 관계자는 "입학식이 취소됐는데 새로 열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러나 새 학기 첫날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날 국정역사교과서를 제외한 다른 과목 교과서만 신입생에게 배부했다.


그러나 역사교과서는 다음 주에 별도로 배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역사수업이 든 일부 1학년 반은 다른 수업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혼란 상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신입생 부모 2명은 자녀 교복을 교장에게 반납한 뒤 학생을 다른 학교로 보냈겠다고 통보했다.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이후 지금까지 문명고 신입생 4명이 입학 포기, 전학 등 형식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는 의사를 학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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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들은 경산 다른 고교나 인근 대구 시내 고교로 옮기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 20여명은 정오께부터 1시간 남짓 교장과 만난 자리에서 "소송을 제기하는데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역사교과서 배부를 유보해 달라, 국정교과서 수업을 내년까지 늦춰달라"며 요청했다.


그러나 김 교장은 "불가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문명고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 학부모 대책위원회는 "회의 규정도 어겨가며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한 결과를 근거로 재단이사장과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하는 등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대책위는 이날 오후 대구지방법원에 경북도교육청을 상대로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김 교장은 "연구학교 철회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국정역사교과서에 반대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계속해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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