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버스 방화범, '만원버스' 고르려고 앞 버스 3대 보냈다
퇴근길 만원 버스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1시간 30여 분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퇴근길 만원 버스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1시간 30여 분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여수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6시 33분쯤 여수시청 앞 버스정류장에서 승객 40여 명을 태운 버스에 불을 지른 문 모(69) 씨가 사전에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한 사실을 주변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문 씨는 범행에 앞서 쌍봉동 재래시장에서 보자기 2개와 죽림지구 철물점과 페인트 가게에 들러 각각 손수레와 시너를 샀다.
시너 2통을 보자기에 싸서 손수레에 싣고 범행 장소로 도착한 문 씨는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승객이 많은 버스를 기다린 듯 버스 3대를 보내고 범행 대상 버스에 올랐다.
이후 문 씨는 버스에 올라 시너 통을 열고 불을 붙였고 이를 본 운전자 임 모(47) 씨는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앞뒤 문을 열어 승객 40여 명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문 씨는 7일 열린 현장검증에서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하며 "내 땅이 3,000~4,000평이나 되는데 국가에서 수용하고 보상해주지 않아 관심을 끌려고 버스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 씨에 대해 현존자동차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도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이를 승인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