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라면' 먹으며 쓸쓸한 설 보내는 저소득층 아이들

인사이트연합뉴스


대구에 사는 소년소녀가장 A양(14)은 올해도 홀로 설을 맞았다. 찾아갈 만한 친척도 마땅히 없다.


또래 친구는 가족·친척과 밥상에 둘러앉아 차례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겁게 지내지만, A양은 한 끼 해결을 위해 편의점이나 식당에 들러 구청이 발급한 아동급식전자카드로 인스턴트 음식 등을 사 먹어야 한다.


설 연휴에 매일 한 끼씩 이렇게 해결해야 할 처지라 평소보다 소외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A양에게 명절 연휴가 오히려 더 서러울 수밖에 없다.


그는 어려운 생활형편으로 2011년부터 급식 지원을 받고 있다. 구청에서 지원하는 한 끼 식사비는 4천원이다.


대구시가 설을 앞두고 A양과 같은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대책을 내놨으나 땜질 처방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시에 따르면 소년소녀가장, 조손·한부모 가정 등 어려운 환경에 놓여 적어도 하루 한 끼는 도움이 필요한 결식 우려 아동(만18세 이하)은 2만23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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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형편이 더 열악해 하루 두세 끼를 지원받는 아동은 375명이다.


시와 구·군청은 이들에게 아동급식전자카드를 제공해 급식가맹점으로 등록한 편의점, 음식점 등 1천412곳에서 적어도 하루 한 끼(4천원)를 사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는 설 연휴에 전체 결식 우려 아동 가운데 절반이 넘는 1만1천260명이 급식가맹점을 이용할 것으로 파악했다. 나머지는 친인척 집 등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급식가맹점 가운데 연휴에 장사를 안 하는 곳도 많다. 문을 열더라도 대부분 편의점이라 상당수 결식 우려 아동은 김밥, 컵라면, 샌드위치 등으로 배를 채워야 할 형편이다.


설에도 급식가맹점 1천412곳 가운데 833곳만 장사를 한다. 편의점이 804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식당 등은 29곳에 그친다.


시는 "현실적으로 결식 우려 아동 대부분이 편의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결식 우려 아동이 있으면 민·관 합동 네트워크를 활용해 바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식 우려 아동 건강, 정서 등을 고려해 급식비 인상이나 편의점 외 급식가맹점 확대와 같은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성장기 아동이 부실한 인스턴트 음식을 주로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어려움에 놓인 아동을 위해 시가 급식비 인상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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