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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 ‘물수능’에 허탈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4일 서울 서초고와 삼성고 3학년 학생들은 중압감을 떨쳐버린 홀가분함 속에서도 수능 수준에 대한 강한 불만과 허탈감을 토로했다.


 

"이런게 진짜 변별력이란 것인가요?"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4일 서울 서초고와 삼성고 3학년 학생들은 중압감을 떨쳐버린 홀가분함 속에서도 수능 수준에 대한 강한 불만과 허탈감을 토로했다.  

 

일부는 책상에 얼굴을 묻은 채 일어날 줄을 몰랐고, 밤새 운 듯 퉁퉁 부은 눈으로 등교한 학생들도 있었다. 

 

전날 밤 집에서 가채점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교사들이 나눠 준 정답지와 수험표에 적어온 답을 비교했고, 매 문항 희비가 교차했다.

 

가채점을 마친 학생들은 1교시 국어는 작년보다 까다로웠던 반면 영어는 수능 사상 가장 쉽게 출제되는 등 과목에 따라 난이도가 들쭉날쭉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초고 문과 전교 1등이라는 정호진(18)양은 "국어는 1교시 극도로 긴장한 상황에서 봤기에 더 어렵게 느껴졌고, 비문학에서도 익숙지 않은 내용이 많이 나왔다"면서 "지문마저 길어서 다 푼 뒤 검산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양은 "반면 영어, 수학은 쉬웠기 때문에 결국 국어와 사회탐구 점수로 (순위가) 나뉠 듯하다"면서 "변별력이란 것이 이런 것인가 싶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국어가 평소보다 너무 어려워서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학생들도 상당수라고 했다. 

 

삼성고 이과 3년생 김모(18)양은 시험 결과를 묻자 고개를 떨어뜨렸다.

 

김양은 "수시를 노렸는데, 최저 등급 수준에 못 미친 것 같다"면서 "수시만 준비해 왔기 때문에 정시도 못 갈 것 같다"며 우울해했다.

 

반대로 너무 쉬워서 시험을 망쳤다는 학생도 있었다.

 

같은 학교 오모(18)양은 밤새 울어 부은 얼굴로 "쉬웠는데 쉬워서 망했다"면서 "수시를 노리고 있었는데 영어랑 과학탐구에서 최저등급인 2등급에 못 미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과생들은 '물수능'으로 인한 충격이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위권 학생들은 평소 잘하는 과목이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등급이 널뛰기를 했다. 

 

서초고 이과 3년생 장현욱(18)군은 "화학1이 가장 어려웠고, 수학B와 영어는 너무 쉬워서 변별력이 없었다"면서 "최상위권은 상관없겠지만 중상위권에서는 잘하는 과목이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평소와 등급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수학B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초고 3학년 부장 김경한(57) 교사는 "수학B는 마지막 한 문제만 어려웠고 나머지는 쉬웠다"면서 "가채점 결과 등을 종합해보면 결국 이 한 문제를 푸느냐 여부에 따라 1, 2등급이 갈릴 전망이고, 영어 역시 한 문제만 어려웠기에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정시는 결국 과학탐구 영역에서 결판이 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실제 반 1등을 놓치지 않았다는 한 여학생은 성적을 묻자마자 눈물을 터뜨렸다. 이 학생은 시간이 부족해 수학B 마지막 문제를 풀지 못해 등급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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