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아픈 엄마가 병원에서 노숙자 취급을 당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병원을 방문한 아픈 환자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 노숙자로 판단해 내쫓으려 한 병원의 태도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 모처에 있는 A병원을 찾은 딸 B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편찮으신 어머니가 며칠째 차도를 보이지 않아 A병원을 찾았다는 B씨.


B씨는 "외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해서 엄마 먼저 병원으로 들어가셨다"며 "이후 병원에 갔더니 엄마가 몹시 화가 나신 상태로 누군가와 얘기 중이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엄마가 며칠 내내 누워만 계셔서 머리도 눌린 상태였고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구겨 신고 가셨다"며 "(저를 기다리면서) 그 모습으로 병원 의자에 누워있자 병원 관리인인지 주차요원인지 와서 나가라고 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한 B씨는 어머니가 자신이 아파서 병원에 온 환자라고 말했지만 병원 관계자는 "여기 누워계시면 안 되니 나가달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노숙자 취급을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모습을 본 B씨가 병원 관계자에게 다가가 상황을 설명하자 관계자는 그제야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윗선에서 이상한 아주머니가 있으니 내보내라고 해서 그런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 황당한 상황을 겪은 B씨는 "그때 병원에 사람도 많았는데 여러 사람 앞에서 그런 취급을 당하면 어느 환자가 믿고 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싶겠냐"며 "자존심이 상했을 엄마를 생각하니 아직도 눈물이 나려 한다"고 토로했다.


결국 B씨는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다른 병원으로 향했고 어머니는 독감 진단을 받고 응급실에서 수액까지 다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죽을 듯이 아파도 초췌한 몰골로 병원을 가면 이런 대접을 받는구나"라며 "다른 병원도 다 이럴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설령 B씨의 어머니가 노숙자라고 할지라도 병원을 찾았다면 이는 병원에서 마땅히 진료를 해야 할 환자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은 채 속단하고 외양만 보고 판단한 병원의 행동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