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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들에게 각목 구타 당해” 31개월 만에 입 연 식물인간 이등병

군대 자대 배치를 받은 지 19일 만에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로 오랫동안 입원해 있던 육군 이등병이 깨어나 “선임병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via KBS '시사기획 창'

군대 자대 배치를 받은 지 19일 만에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해 있던 이병이 깨어나 선임병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다'는 당시 군 보고서 내용과 달리 '선임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를 당해 쓰러졌다'고 주장해 해당 사건의 진실을 두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

 

소방 공무원을 꿈꾸던 19살 청년 구상훈 씨는 2012년 2월 자대에 배치된 지 19일 만에 뇌출혈로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구상훈 이등병의 가족들은 그의 뒤통수에서 발견된 상처 흔적을 군 헌병대에 제시하면서 구타 의혹을 제기했지만 군에서 받은 답은 '욕창'이라는 설명 뿐이었다.  

 

지난해 9월 구상훈 이등병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지 1년 7개월 만에 의식을 되찾았고, 1년이 지난 올 9월에는 말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이후 구 이병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족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선임병들에게 구타를 당해 쓰러졌다"고 말해 사고 당시 상황, 자신을 구타한 선임병들의 이름, 구타를 당한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2월 18일 그가 쓰려졌을 때 군 헌병대는 '중요 사건보고서'에 구 이병은 뇌출혈 때문에 식물인간이 됐다고 기재했다.

 

구 이병이 쓰러진 다음날 군 헌병대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구 이병은 18일 오전 7시 일어나 아침식사를 마치고 취사 지원을 나갔다가 생활관으로 복귀한 뒤 오후 1시쯤 오락실에서 동료 병사와 함께 게임을 했다고 기재돼 있다. 

 

또한 군은 해당 보고서에 구 이병이 쓰러진 이유를 '뇌동정맥 기형에 의한 뇌출혈'이라고 명시했다. 

 

뇌동정맥 기형은 선천적인 발달 이상으로 동맥이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정맥으로 연결되는 일종의 혈관 기형이다. 외상 여부에 대해서는 보고서에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

 

그러나 2년 7개월 만에 입을 연 구 이병은 군 조사 결과와 다른 증언을 했다. 

 

구 이병의 증언에 따르면 취사 지원이 끝난 뒤 선임병 7명이 자신을 생활관에서 약 300m 떨어진 창고 뒤쪽 으슥한 곳으로 불러내 다짜고짜 각목으로 뒷머리를 구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구 이병의 가족들은 현재 군이 구타 사건을 은폐하고 사고로 처리했다고 주장하며 형사소송을 준비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당시 구타·가혹행위 여부를 비롯해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실시됐다" 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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