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국민의 세금으로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다량 구매한 청와대.
공기관이 세금으로 한 일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질문을 할 수 있는 만큼, 이 비아그라로 무슨 공익에 걸맞는 일을 했는지에 대해 국민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는 이에 대해 "지난 5월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앞두고 구입한 것"이라 해명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순방을 함께 간 분들은 알지 않느냐. 비아그리는 발기부전 치료제이기도 하지만 고산병 치료제기도 하다"며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고산병 체질과 무관하다"고 밝힌 적이 있어 해당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4월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콜롬비아 동포 간담회에서 "수행원들이 고산병에 다들 고생하는데 나는 고산병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목으로 온 모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중남미 순방의 첫번째 국가인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는 해발 2,650m로 지난 5월 박 대통령이 방문한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는 모두 콜롬비아 수도보다 해발고도가 낮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과거 발언 때문이 아니더라도 청와대의 해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전문의 명승권 연구의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아그라는 고산병을 악화시킨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있어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권장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비아그라 제조사 화이자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 목적 외에 고산병 치료로 사용할 수 없다. 고산병 치료를 위한 적응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