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경찰차에 덕지덕지 붙여진 스티커를 시민들이 직접 떼어내는 훈훈한 모습이 포착됐다.
19일 4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밤늦도록 촛불을 피우며 자리를 지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은 경찰들이 세워둔 경찰 버스들이 벽을 이루며 철저히 막혀 있었다.
이에 시민들은 차벽에 꽃 스티커와 퇴진을 요구하는 스티커 등을 붙이며 강력히 항의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시위 참가자들은 이 꽃 스티커를 조금씩 떼어내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온 6명의 여중생들은 "경찰들도 어쩔수 없이 나온 거잖아요"라며 차벽에 붙은 스티커들을 뗐다.

이들은 옆에서 함께 스티커를 떼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스티커 쓰레기들은 모두 저에게 주세요"라며 비닐봉지를 꺼내들기도 했다.

"비닐봉지를 미리 챙겨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중생들은 "나중에 쓰레기가 보이면 주우려고 집에서 비닐봉지를 챙겨왔다"라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이어 밤 11시께 집회가 막바지에 이르자 차벽에 잔뜩 붙어있던 스티커들은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

4주째 연속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분노하는 마음으로 광화문에 모여들고 있음에도, 이처럼 집회 현장은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