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화)

'박근혜 퇴진 집회'를 본 의경 출신 서울대생이 쓴 글

인사이트청와대로 향하는 '청계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우리는 청와대가 아닌, 강남과 홍대 입구에서 모여야 합니다"


지난 30일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시위대와 충돌한 경험이 있는 '의경' 출신의 서울대생이 쓴 글이 올라와 공감을 얻고 있다.


해당 글을 올린 A학생은 29일(토요일) 열린 집회에서 주최 측의 인솔 때문에 청와대로 향한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절대로 집회 참가자들은 '국가의 수장'이 있는 청와대의 치밀하게 계획된 경비를 뚫고 통치자와 담판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A학생은 꼭 대통령과 담판을 지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꺼내 들었다.


A학생은 먼저 1987년 6월 민중항쟁 당시 집회는 '밝은 햇살' 아래에 있었다면서 그들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결국 100만명이 됐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러면서 "(당시)거리에 나오지 못한 이들도 창문을 열고 그들에게 환호를 질렀다"고 말했다.


거리에 모인 100만명이 하루아침에 모인 게 아니라, '밝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 '우리가 모였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것에 주목했다.


A학생은 "내가 기대하는 것은 이런 모임(집회)이 (다른)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치는가다"라고 말했다.


"당장 내 주변에 집회가 있었는지 모르는 사람도 꽤 많은데, 박근혜가 잘했다고 참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들은 그저 미온적인 태도를 지녔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집회가 개최된다면, (미온적 태도를 지닌)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의 '동조 현상'을 이용하자는 말이다.


A학생은 "청와대가 아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나가 '동참'을 이끌어 낸다면 '강남과 여의도 등지에서 집회했더니 그 주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새로운 위협을 청와대에 전해줄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즉 특정 소수가 강한 의견 표현을 위해 한 장소에서 집회하기 보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인사이트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집회에 참가한 고3 수험생들 / Twitter 'luxon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