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12년전 라디오에 출연해 손석희와 싸울 뻔(?)한 박 대통령

인사이트(좌) 박근혜 대통령 한나라당 대표 당시 모습 /연합뉴스, (우) '시선집중' 진행 당시 손석희 / MBC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손석희 앵커가 이끄는 JTBC가 연일 '비선 실세' 의혹을 특종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손석희 앵커의 과거 일화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4년 4월 9일 방송된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는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출연했다.


당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때였고 사회자였던 손석희 앵커는 박근혜 대표와의 전화 연결에서 한나라당의 경제회생론에 대해 물었다.


손 앵커는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을 얻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경제회생론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여당이 못한다면 야당이라도 나서서 해야되지 않느냐"는 모호한 대답을 내놨다.


하지만 손 앵커는 "단지 그 이유뿐이냐"며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거대여당의 위치에 있을 때 IMF 환란이 빚어진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재차 물었다.


박 대통령은 "한쪽만의 책임은 아니다"면서 "한나라당은 새롭게 거듭나는 정당"이라는 식으로 정확한 답변을 피해갔다. 


하지만 손 앵커는 멈추지 않고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시는 것 같은데, 유권자들은 과거를 보고 판단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여기까지 오자 당황한 박 대통령은 "저하고 싸움하시자는 거예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손 앵커는 "그렇진 않습니다.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라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전여옥은 "손석희 씨가 사전 질문서에 없는 질문을 하는 등 인격모독이고 악의적인 방송이었다"면서 "'싸우자는 것이냐'고 한 것은 손석희 씨가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가니까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전여옥 대변인은 대선을 앞둔 2007년 4월 "박근혜 대표 주변사람들은 무슨 종교집단같다"는 발언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결별한 바 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