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아이들을 찾는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 유족들 / 연합뉴스, (우) 영화 '아이들...' 속 한 장면
[인사이트] 이유라 기자 = 친구들과 함께 개구리를 잡으러 동네 뒷산에 놀러 갔던 아이들이 주검으로 돌아온 날.
오늘(26)은 "개구리 잡으러 간다"던 5명의 아이들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부모 곁으로 돌아온지 꼬박 14년이 되는 날이다. 여전히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머리가 센 부모는 여전히 슬픔 속에서 아이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3대 영구 미제 사건 중 하나인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성서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재학 중이던 아이들 5명이 "개구리(도롱뇽 알)를 잡으러 간다"는 말만을 남긴 채 실종된 사건이다.
사건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전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막대한 인력 투입과 4,200만원에 달하는 현상금까지 걸어가며 5명의 아이들의 무사귀환을 기대했지만, 이런 국가적 노력에도 아이들은 끝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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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02년 9월 26일, 도토리를 주우러 와룡산에 갔던 한 시민은 와룡산 중턱에 잠들어 있던 아이들의 시신을 발견한다.
이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궁에 빠졌던 실종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공소시효 15년 중 4년이 남은 상황에서 발견된 시신 덕에 경찰은 재수사를 시작했고, 유족은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오랜 수사에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고, 그렇게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끝이 났다.
공소시효 만료 1년을 앞두고 개구리 소년 유족들은 '공소시효 연장 및 폐지'를 촉구했지만, 유족들의 간절함은 법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영구 미제로 끝난 사건은 유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여전히 사건의 전말이라도 밝혀지길 바라는 유족들은 올해 3월 열렸던 '개구리 소년' 25주기 추도식에서 "진상규명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속하게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당시 초등학생에 불과했던 우철원(당시 13세, 1979년생), 조호연(당시 12세, 1980년생), 김영규(당시 11세, 1981년생), 박찬인(당시10세, 1982년생), 김종식(당시 9세, 1983년생) 어린이는 여전히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부모의 가슴에 남아 있을 뿐이다.
여전히 매년 아이들을 위해 추모제를 지내는 유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