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보도 외면한 지상파 방송사에 시민들 화났다

어젯밤 지진 피해를 알리는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한반도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전국민이 두려움에 빠진 어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지상파 방송사들로 인해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2일 오후 7시 44분쯤 경북 경주시에서는 규모 5.1의 강진이 발생했다. 한반도 지진 관측 이래 4번째로 강한 지진이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막으로 속보를 내보낼 뿐이었다.

이어 오후 8시 30분쯤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히는 5.8의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다. 해당 지진은 강도만 다를뿐 전국에서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지진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해야 할 때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정규편성을 내보내고 있었다.

어젯밤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본 슈퍼마켓 모습 / 연합뉴스

특히 국가재난방송 주관사인 KBS 1TV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우리말 겨루기'를 방송한 데 이어 8시 25분부터 일일드라마 '별난 가족'을 방영했다.

방송 중간에 뉴스 특보가 조금씩 나오긴 했지만 두려움에 떨고 있을 시민들에게 전달해줘야 할 지진 대피요령 등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C의 경우 오후 8시부터 방송한 '뉴스데스크'에서는 9번째로 지진 소식을 처음 다뤘고, 오후 9시부터는 편성표대로 일일드라마 '워킹맘육아대디'를 그대로 내보냈다.

지진 뉴스 특보가 나온 시간은 최대 강진이 일어나고 한시간 뒤인 오후 9시 32분이었다.

SBS 역시 오후 9시부터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을 편성표대로 방송했다.

이번 지진이 한반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강진인데다 여진이 200회 이상 발생했다는 사실을 볼 때 지상파들의 이러한 편성은 재난 방송에 대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