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났는데 야자하는 고3 수험생에 "가만 있으라"는 학교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는데도 일부 학교가 '야간자율학습' 중인 학생을 귀가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는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5.8의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 한때 통신이 마비되고 도로가 균열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진이 발생한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일부 학교가 야간자율학습 중이던 학생들에게 "지진이 금방 사라질 것이니 가만히 있으라"며 "공부하는데 지장 없으니 자습을 계속하라"고 방송했다는 주장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의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으로 여기고 안전하게 대피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학교 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Facebook

12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A군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가 1, 2학년만 귀가시키고 그대로 자습을 강요했다"며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전화를 걸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자연재해를 고작 교사 5~6명에서 200명의 생명을 책임지겠다니 너무 무책임한 말이 아니냐"며 "교감 선생님은 1, 2학년과 함께 바로 귀가했다"고 밝혀 충격을 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부산의 또 다른 고등학교는 학부모에게 "학생들은 아무런 이상없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며 "자율학습은 평소와 같이 진행하고 마치는 시간도 평일과 같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Twitter

부산시교육청은 이날 강진이 발생한 직후 교육감 이름으로 각 학교에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귀가 등 안전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이를 무시한 것이다.

하마터면 학생들이 자칫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대피시키기는커녕 "가만히 있으라"는 학교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주의 한 여자고등학교 기숙사에서는 "건물에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뛰쳐나와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에도 운동장으로 뛰쳐나온 학생들건물이 흔들리고 가구가 넘어지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는데도 경북 지역의 일부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