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화)

광주 성매매지도 그려보니…약 2천500곳 ‘홍등’


 


성매매방지법 10년, 오히려 더 심각해져 


성매매업소 소개 사이트까지 등장 

 

"생리기간 솜으로 틀어막고 일했어요." "낙태 수술받고 며칠 지나지 않아 업주 강요로 몸을 팔았어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상담내용 중 일부다.

 

남은 것은 '상처입은 몸', '파괴된 정신', '산더미처럼 쌓인 빚'뿐이었다고 성매매 종사 여성들은 증언했다.  

 

광주 성매매피해상담소 '언니네'는 길거리에 나아가 성매매 여성들을 하나하나 만났다.  

 

때로는 남자 조사원을 잠입시켜 은밀히 이뤄지는 성매매업소의 행태를 파악했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유흥업소의 현황을 조사하기도 했다.

 

이 여성단체는 이렇듯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광주 성매매 지도'를 작성, 7일 공개했다.  

 

광주지역 지도에는 2천487곳에 '홍등'(성매매업소를 지칭하는 속어)이 붉게 켜졌다.

 

광주의 대표적인 성매매업소 집결지 대인동은 과거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던 시절부터 수십 년째 성업 중이다.  

 

유흥주점으로 등록·위장해 영업 중인 11곳의 업소는 속칭 '유리방'으로 유리창 안에서 속이 비치는 옷을 차려입고 진한 화장을 한 여성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술은 전혀 팔지 않고 성매매가 노골적으로 이뤄지는 대표적인 집창촌이다.  

 

과거보다 업소 숫자는 줄었다. 그러나 단속을 피해 간판만 뗐을 뿐 밤만 되면 백여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거리에 몰려나와 호객행위를 한다.

 

광주 서구 상무지구는 유흥·단란주점과 안마시술소 등 변종 성매매의 천국이다.

 


 

모텔과 호텔에 인접한 룸살롱과 '풀 살롱'에서는 성매매를 뜻하는 '2차'가 수시로 이뤄진다.  

 

최근 5년간 광주에서만 유흥업소가 19.1%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유흥가를 벗어난 주택가에는 변종 성매매 업소들이 번져가고 있다.

 

이제는 성매매 후기를 남기고 업체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이 사이트에는 성을 돈을 주고 산 남성들의 과장된 후기와 낯 뜨거운 복장을 한 실제 윤락여성들의 사진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온다.

 

광주 지역을 대상으로 최초로 실시된 실태조사 결과 성매매 방지법 10년 이후 바뀐 것은 없었다고 '언니네'는 밝혔다.  

 

여전히 4곳의 집결지와 3개의 '맥양촌'(술을 팔며 성매매하는 유흥업소) 등 기존 성매매집결지가 성업 중이고, 신흥 유흥주점 밀집지역 4곳이 더 생겨나기까지 했다.  

 

거기에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만나 성매매를 하는가 하면 키스방, 대딸방, 출장형 성매매도 증가 추세다.  

 

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한 '언니네'는 성매매가 사회구조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피해여성들은 과거 감금이나 폭행으로 강압적 성매매를 했던 것과 달리 선불금이라는 빚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억지로 성매매를 계속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기에 일부 성형외과·의원 등에서 집창촌에 출장 나와 영업을 하고, 건물주들은 불법 성매매업소로부터 버젓이 임대비를 챙긴다.

 

'언니네'는 "국가가 성매매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강력하게 단속하거나 처벌하지 않는다"며 "그로 인해 성매수자들이 성구매 경험을 당당하다는 듯 공개하고, 성매매업주들은 거리에서 성구매를 하라고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너무 많은 성매매업소가 경쟁하다 보니 더 자극적이고 퇴폐적인 성행위들이 만연해지고 있다. 한 성매매 피해 여성은 퇴폐행위에 "벌레가 내 몸을 기어가는 것 같았다"며 치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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