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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엄마, 친구들도 안 간대. 수학여행비 걱정하지 마세요"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학여행에 가고 싶지 않다"는 한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여고생 A 양은 앞서 재학중인 학교로부터 수학여행비 1,361,300원을 내라는 공지를 받았다.
그는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가는데 비용이 백삼십만원이 넘는다"며 "집안 형편을 고려해 결국 수학여행을 안 가기로 마음 먹었다"고 전했다.
또 A 양은 "엄마한테 안 가겠다고 했더니 돈 걱정하지 말고 그냥 가라고 하셨다"며 수학여행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학생들이 덩달아 고액의 여행 비용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A양이 올린 수학여행 비용 공지문 / 온라인 커뮤니티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한 서울의 B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C학생도 입을 열었다.
그는 "학교에서 국내와 해외 중 수학여행지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게 했지만, 친구들이 대부분 해외로 가기도 하고 국내를 택하면 괜히 창피를 당하는 분위기라서 할 수 없이 해외를 택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특히 교우관계에 있어서 예민한 10대들의 경우 수학여행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이처럼 큰 고민이 따른다.
때문에 애초에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학교에 남아 보충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크게 늘고 있다.
고액의 수학여행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학생들은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학창시절의 특권을 포기한 채 교실에 덩그러니 남게 됐다.
한편 수학여행 비용이 어떻게 지불되는 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 투명성을 요구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를 막론하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금전적인 고민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학교 측의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