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택배기사 월급 깎아야 한다는 고객 항의에 '아내의 호소문'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 연합뉴스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택배기사 남편의 고단한 하루를 소개한 아내의 사연이 가슴을 울렸다.


지난 4일 택배기사의 아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남편의 하루 일과에 대해 상세히 적었다.


아내가 작문의 글을 남긴 이유는 최근 한 누리꾼이 '택배기사에게 불이익을 주고 싶다'는 항의성 글을 올렸기 때문.


해당 글을 본 아내는 바로 옆에서 지켜본 남편의 일상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오전 7시 출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는 택배기사 남편은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서 고열량으로 이른 아침 식사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후 1시까지 택배를 지역별로 나누고 차에 싣는 작업을 하는데, 해당 작업은 돈을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무려 6시간 가까이 일을 하지만 노동의 대가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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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내는 택배를 받는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경비실이나 편의점에 맡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토로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집으로 무작정 찾아가기는 여력이 안된다는 것이다. 아내는 "집으로 일일이 찾아가면 밤 12시가 되어도 작업을 마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퇴근 후에도 고객들의 민원 전화와 문자가 빗발치는 까닭에 업무는 끝나지 않았다.


욕설과 인신공격 등이 난무하는 문자들도 많아 아내는 남편의 휴대전화를 열기가 두렵고, 남편이 속상해 할까봐 마음 놓고 울지도 못한다면서 눈물을 속으로 삼킨다고 전했다.


아내는 "퀵 서비스가 '택시'라면 택배는 '순환없는 버스'와 같다"며 "조금만 관용을 베풀어달라. 택배기사들도 누군가의 남편, 아빠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택배기사와 고객간의 실랑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사용료를 주기 때문에 그에 응당하는 서비스를 받고 싶은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택배업계의 작업 환경이 열악한 현실을 이해하고, 배려의 마음을 조금만 보탠다면 서로 찡그리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