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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성폭행 사건' 이후 현직 교사가 남긴 글

신안의 한 섬마을에서 20대 여교사가 성폭행 당한 뒤 한 현직 교사가 올린 글이 충격을 주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신안의 한 섬마을에서 20대 여교사가 성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보다못한 익명의 현직 교사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인터넷에 글을 게시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본인을 현직 교사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작성한 "이번 사건은 예견된 사고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대략 어떻게 벌어진 일인지 짐작이 간다. 학부모의 술을 왜 거절못했냐는 말도 안되는 악플 때문에 이 글을 쓴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시골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교사들에 대한 폭력이 많다고 한다. 본인 역시 깡촌이라 불리는 학교에서 4년 넘게 근무하다 그 문화에 질려 중소도시로 전출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된 데에는 "요즘 학교 시스템상 학교 내 위원회 및 각종 기구에 학부모 참여가 필수적으로 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시골 학교의 경우 조손가정이 많고 부모님들이 농번기에는 특히 바빠, 각종 위원회 기구에 학부모를 넣으려면 '제발 도와달라'며 읍소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게재한 글에 따르면, 대부분 학부모들은 아무 이익도 바라지 않고 참여해주었으나 이외의 몇몇 학부모들은 학교 사정을 알고 갑질하는 경우가 있다. 또 이런 성향의 학부모가 위원장이라도 되면 거들먹거리며 담당 교사가 약자라는 점을 이용할 수 있다.

 

이어 그는 "여교사가 술자리를 거절 못한 것은 해당 학부형이 학교 내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본인 업무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꼰대같은 나쁜놈이라면 술을 못해도 마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결국 이런 구조가 이제 세상에 갓 첫 발을 내딛은 어린 여성 초임교사에게 큰 아픔을 주고 말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해당 글은 온라인에 게재됨과 동시에 누리꾼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누리꾼들은 "시골 쪽에서 근무했는데 이 글은 현직 교사가 쓴게 맞다. 가슴 아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이 잘못된 구조가 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며 부조리한 현실에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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